얼굴 생김새, 이름 따라 변한다...문화적 기대 탓

박정연 기자 2024. 7. 3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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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처럼 예쁘게 생겼네".

사람의 얼굴은 이름을 따라간다는 속설이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루스 메이오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 연구팀은 성인 얼굴을 기준으로 이름을 맞히는 실험에서 참가자들이 우연보다 정확한 수준으로 이름과 얼굴을 일치시킨 연구 결과를 3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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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예수살렘히브리대
낯선 사람의 얼굴일 기준으로 이름을 맞히는 실험에 사용된 이미지. Ruth Mayo 제공

"이름처럼 예쁘게 생겼네". 사람의 얼굴은 이름을 따라간다는 속설이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름이 지닌 사회적 이미지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이 실제 외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루스 메이오 이스라엘 예루살렘 히브리대 연구팀은 성인 얼굴을 기준으로 이름을 맞히는 실험에서 참가자들이 우연보다 정확한 수준으로 이름과 얼굴을 일치시킨 연구 결과를 3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결과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은 생김새의 유사성이 일정 수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름이 부여하는 사회적 구조화는 매우 강력해 사람의 얼굴 모습까지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실험에선 성인 18명과 어린이 18명의 사진을 제시하고 참가자들에게 해당 사진의 주인공 이름을 맞히도록 했다.

성인 참가자 312명과 아동 참가자 244명이 참여한 실험에선 최대 30.4%의 정확도로 얼굴과 이름을 정확히 일치시킨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사지선다로 이뤄진 실험에서 우연에 의해 정답을 맞힐 확률인 25%보다 높은 확률로 이름에 따른 얼굴을 추측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험에선 낯선 성인의 사진을 봤을 때가 낯선 어린이의 사진을 봤을 때보다 얼굴과 이름을 일치시킬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들이 낯선 사진에 담긴 성인의 이름을 맞힌 비율은 30.4%였던 반면 낯선 어린이의 이름을 맞힌 경우는 23.6%에 그쳤다. 이름이 부여하는 사회적 이미지를 인식하는 성장 과정을 어린이보다 오랫동안 거쳐 온 성인에게서 이름에 따른 외형의 변화가 더욱 눈에 띄게 일어났다는 분석이다.

같은 실험에서 이뤄진 AI를 활용한 외형 분석에서도 이름에 따른 외형적 공통성이 존재한다는 근거가 제시됐다.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데 특화된 '트리플릿 로스 샴 신경망'을 활용해 학습한 AI로 1164명의 사진을 분석한 결과, 동일한 이름을 가진 얼굴 간 유사도는 다른 이름을 가진 얼굴 간 유사도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이 분석에서도 동명인 성인의 외형 유사도(60.05%)가 동명인 어린이 외형 유사도(51.88%)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얼굴 생김새와 이름 사이의 연관성은 성인에게는 관찰할 수 있지만 어린이에게는 관찰할 수 없었다"며 "이러한 결과는 외형과 이름이 일치하는 현상이 일종의 '자기충족적 예언'과 같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메이오 교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과 관련된 문화적 기대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외모를 바꿀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연구는 사회적 요인이 인간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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