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잔치` 끝났나… "M7서 탈출해야"

신하연 2024. 7. 3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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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선도' M7, 등락폭 확대
예상부합 실적… 高성과 기대 영향
우량 성장주 헬스케어 등 주목
러셀2000지수 한달새 10% 올라
[연합뉴스 제공]

올 하반기 들어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한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 쏠림 현상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최근 한 달 주요 빅테크 기업 주가가 큰 폭으로 출렁이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M7에서 탈출해 우량주로 이동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분위기다.

이재욱 얼라이언스번스틴(AB)자산운용 부장은 31일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4년 하반기 글로벌 주식·채권 전망' 간담회에서 "역사적으로 시장 집중 심화 이후에는 반드시 정상화가 이뤄진다"며 쏠림 현상 완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최근까지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M7 종목 내에서도 개별 종목의 펀더멘탈(기초체력)에 의해 성과 다각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M7과 그 외 종목들간 실적 격차가 향후 급격히 좁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M7 외 종목 중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저렴한 개별 종목에 주목 할 것을 조언했다. 구체적으로는 헬스케어 등 그간 저평가 돼있던 AI 수혜업종과 우량주를 대안으로 꼽았다.

실제로 올 상반기 동안 160% 넘게 올랐던 엔비디아는 최근 한 달 새 17% 가까이 하락하면서 조정장에 진입했다.

하반기 들어 메타플랫폼스(-8.22%), 아마존(-7.85%), 마이크로소프트(-7.40%), 알파벳(-6.85%) 등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애플(0.95%), 테슬라(6.08%)를 제외한 모든 M7 종목 주가가 하락세다.

이에 인공지능(AI) 랠리에 힘입어 지난 한 해 40% 이상 상승, 올 상반기에도 20% 올랐던 나스닥지수는 7월에만 4% 넘게 빠졌다.

반면 미국의 중소형주를 모아놓은 러셀2000지수는 최근 한 달 10% 넘게 오르며 미국 주요 지수 수익률을 훌쩍 웃돌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숨 가쁜 랠리를 이어온 만큼, 투자자들은 빅테크 기업들에게 더 많은 성과와 확신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더 이상 탄탄한 실적만 가지고는 기술주 하락 추세를 반전시키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분석업체 울프리서치 최고투자전략가 크리스 세넥은 "최근의 순환 장세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형 기술주는 여전히 과매수 상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30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매출과 주당순이익이 모두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음에도 시간외 거래에서 7% 급락했다.

MS는 647억달러(89조5771억원)의 매출과 2.95달러(4084원)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증가한 수준으로,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643억9000만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주당 순이익도 분석가들의 예상치 2.93달러에 부합했고 총 이익은 220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10%나 늘어났다.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은 19% 증가한 285억2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애저 등 클라우드 서비스의 분기 매출 성장률(29%)이 분석가들의 예상치(31%)에 2%포인트 못 미쳤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 24일에도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5%대 하락 마감한 바 있다.

전문가들도 이 같은 빅테크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빅테크의 AI 관련 투자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한 데 반해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날로 커지면서다.

골드만삭스의 짐 코벨로 애널리스트는 최근 AI 관련 보고서에서 "비싼 가격표에도 불구하고 이 기술은 유용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세상이 사용할 수 없거나 준비되지 않은 것들을 과도하게 구축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나쁜 결과를 낳는다"고 짚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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