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유래물질 없이도···줄기세포 배양 길텄다

[KAIST·생공연 공동 연구진]
'제노프리' 플랫폼 개발 성공
장기 배양도 세계 최초 입증

임성갑(왼쪽부터) 교수, 조영학 박사(이상 KAIST), 이하나 박사, 손미영 박사(이상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사진 제공=KAIST

[서울경제]

국내 연구진이 동물 유래 물질 없이 줄기세포를 배양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hiPSC)의 장기 배양이 가능하다는 사실 또한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임성갑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손미영 박사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화학적으로 합성된 동물 유래 물질을 완전히 배제한 ‘제노 프리’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 배양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세포 치료제로 이용하는 줄기세포는 그동안 동물 유래 물질에 크게 의존해왔다. 동물 유래 물질의 경우 동물 병원체의 전파 위험이 있고 생산 공정상 변동성이 커 줄기세포 치료제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제한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임상 적용 과정에서 법적·윤리적 문제를 야기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번에 개발한 플랫폼은 동물 유래 성분을 완전히 배제해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고 안정적인 장기 배양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합성 고분자 스크리닝·최적화를 진행한 후 배양 기판에 코팅해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에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부착 기반을 제공할 수 있는 줄기세포 배양 플랫폼을 개발했다.

개발된 플랫폼에서 장기 배양 후 줄기세포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해당 플랫폼에서 장기 배양된 인간 배아 줄기세포와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의 성능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기존 표준 줄기세포 배양 코팅제인 매트리젤과 비교해 성능 손실 없는 안정적인 배양을 입증했다. 세계 최초로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동물 유래 물질 배제 환경(제노 프리)에서 10회 이상 장기 계대 배양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플랫폼은 매트리젤에서 배양한 세포와 비교해 세포의 분화, 자가 재생 및 줄기세포 특성 유지에 관여하는 핵심 단백질들의 발현이 변화 없이 유지됨을 확인했다. 이는 줄기세포 치료제의 안정성과 일관성을 높이는 중요한 진전이라는 평가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줄기세포 치료제 상용화를 위한 원천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플랫폼의 상용화 및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도록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7월 1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