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파트너 같았으면"…전도연X임지연 '리볼버', 워맨스의 그 맛 [MD현장](종합)

강다윤 기자 2024. 7. 3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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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볼버' 제작보고회. / 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리볼버'처럼 강렬한 워맨스 케미가 온다.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리볼버'(감독 오승욱)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오승욱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전도연, 지창욱, 임지연이 참석했다.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무뢰한'으로 깊이 있는 이야기와 절제된 연출로 호평을 들었던 오승욱 감독의 신작으로, 전도연과 두 번째 조우다.

영화 '리볼버' 제작보고회. / 마이데일리

이날 오승욱 감독은 "이번 영화를 생각할 때 고민이 많았다. 대화로만 진행되는 영화고 특별한 액션을 넣으려니 마음에 안 들었다. 전부 대화로 가는데 이런 영화로 어떻게 관객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며 "촬영감독님과 고민을 나누기도 했고 배우들이 정말 연기를 잘해줬다. 또 부사, 형용사가 들어간 내 지저분한 문장을 편집감독님이 정확하고 가감 없이 잘라주셨다. 큰 혜택을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리볼버'는 오승욱 감독이 전작 '무뢰한' 이후 9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오 감독은 "전체적으로 스태프들하고 내가 '무뢰한' 때보다 영화적으로 생각하는 게 훨씬 좀 더 성숙하고 발전했다. 나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다른 분들은 훨씬 대단해지셨다. 그 점이 놀라웠고 나도 좀 필사적으로 하게 됐다. '무뢰한' 때의 스태프가 그대로인데 그분들의 힘이 크다고 생각된다"고 마음을 전했다.

영화 '리볼버' 제작보고회. / 마이데일리

전도연은 비리에 연루되어 감옥에 다녀온 전직 경찰 하수영 역을 맡았다. 하수영은 경찰들의 비리를 혼자 뒤집어쓰는 대신 큰 보상을 받기로 했지만, 출소한 뒤 약속받았던 모든 것이 사라진 인물. 그런 수영이 수영이 앞뒤 재지 않고, 더러운 것 가리지 않고 승냥이처럼 달려가는 이유는 받아야 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극 중 액션신에 대해 전도연은 "액션이 많을 줄 알았는데 감독님이 원하시는 건 짧고 강렬한 액션이었다. '길복순'을 했기 때문에 허명행 무술감독님이 무술 연습을 특별히 안 하고 현장에서 하셔도 될 것 같다고 하셨다. 현장에서 조금씩 가르침을 받았다"며 겸손히 말했다.

하수영은 야구배트로 위협을 당하지만 눈 하나 깜짝 않는 기세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에 대해 오 감독은 "실제로 정말 눈을 안 깜빡였다. 연습도 없었다. 한 테이크 만에 갔다. 나도 그래서 '와, 눈 하나 깜빡이지 않네' 이런 생각을 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를 들은 전도연은 "내가 또 대단한 연기를 하나 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리볼버' 제작보고회. / 마이데일리

수영에게 대가를 약속했던 투자 회사 이스턴 프로미스의 실세이자 대표인 그레이스의 동생, 앤디는 지창욱이 변신했다. 앤디는 책임과 약속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 인물로, 과거의 약속을 말하는 수영을 무시한다.

지창욱은 "(전도연) 선배님을 이번에 처음 뵀는데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작업했으면 하고 동경했던 선배님이다. 어렵다기보다 긴장을 엄청 많이 했다. 미리 준비를 하기도 하고 유난히 긴장을 많이 했던 현장이다. 그렇지만 선배님과 함께 했던 장면들은 편하게 연기했다. 현장 분위기도 편하게 해 주셔서 너무 좋았다"며 전도연과 호흡한 소감을 전했다.

특히 전도연에게 삼단봉으로 구타당한 바 장면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긴장을 많이 했고 어려웠던 장면이지만 재밌었다. 중간중간 감독님과 이야기도 많이 하고 추가한 액션이나 동선도 많았다. 재밌게 만들었는데 맞을 때도 시원시원하게 재밌게 맞았다. '리볼버'라는 작품을 즐기면서 재밌게 연기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자 전도연은 "내가 선배다 보니 나를 존중해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다. 액션신에서 창욱 씨가 배려를 많이 해줬다. 대역 분이 계시면 마음 편하게 휘두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창욱 씨가 감정선 때문에 자신이 누워있겠다고 하더라. 내 생각에는 내가 오히려 많은 배려를 받았다"라고 칭찬을 건넸다.

영화 '리볼버' 제작보고회. / 마이데일리

임지연은 출소한 수영을 찾아온 유일한 사람이자 수영이 얽힌 유흥 업소의 마담 정윤선을 연기했다. 수영을 돕는 한편, 그를 노리는 자들에게 수영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는 등 조력자인지 배신자인지 알 수 없는 캐릭터다.

정윤선에 대해 임지연은 "하수영과 정 반대로 겉치장도 화려하고 톡톡 튄다. 톤 자체를 정해두지 않고 시작했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는 이렇게 움직이고 따라가는 것 하나하나 이유를 두다가 '에라 모르겠다'하고 느껴지는 대로 움직이고 행동하려 했다. 그런 부분에서 대본을 봤을 때 느낀 하수영과 반대되는 색채의 이중적인 모습을 선택했고, 그렇게 연기하려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임지연은 배우 송혜교, 김태희 등 대세 여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여배우 컬렉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번 전도연과의 워맨스 케미에는 "그동안 작품에서 전부 적대적인 관계였다. 괴롭히거나 서로 전혀 다른 결의 케미였다. 그래서 수영과 윤선이는 배트맨과 로빈 같이 환상의 파트너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연기를 했는데 잘 어울리지 않았나. 수영이랑 윤선이가 잘 어울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둘이 있을 때 투샷이 재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다"라고 포인트를 짚었다.

영화 '리볼버' 제작보고회. / 마이데일리

'리볼버'의 결말을 두고 오 감독은 "결국 하수영의 승리다. 처음 교도소에 나왔을 때는 아무도 하수영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다 하수영이 계속 길을 걸으며 뼈를 찾고 육체를 찾는다. 투명인간에서 보이는 인간이 되고, 자존심을 회복한다"며 "하수영은 사람을 죽이기 위한 총으로 사람을 죽이지 않고 돈을 찾아낸다. 살인자가 되지 않았다. 범죄자에서 살인자라는 나락까지 떨어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하수영의 승리라고 생각한다. 하수영이 얻은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이라고 이야기했다.

'리볼버'는 오는 8월 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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