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다음달 대중 반도체 수출규제 강화…한·일·네덜란드 제외"

로이터, 바이든 행정부 새로운 규제정책 발표 예정…
"미국산 장비·기술 사용됐다면 미 정부 수출허가 받아야"

미국 정부가 다음 달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로이터=뉴스1

미국 정부가 다음 달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대만·싱가포르 등에 이번 조치가 적용되는 반면 한국·일본·네덜란드 등 동맹국은 규제 대상에서 빠졌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다음 주 일부 국가에서 반도체 장비를 중국으로 수출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의 새로운 조치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규정은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확대한 것으로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기술이 사용됐으면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라도 수출할 때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새 규정에 따르면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 핵심인 약 6개 팹(생산공장)으로 장비 수출이 막힌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공장 중 어떤 곳이 영향을 받을지 확인되지 않았다며 수출 영향을 받는 국가는 대만·이스라엘·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 일본, 네덜란드 등 30개국 이상의 동맹국은 예외로 분류했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의 ASML과 일본의 도쿄일렉트론과 같은 주요 장비업체는 영향을 받지 않을 예정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도쿄일렉트론 주가는 7.44% 올랐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되는 ASML ADR(주식예탁증서)도 개장 전 프리마켓에서 7% 이상 상승 중이다.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미국 상무부는 웹사이트에서 이같은 조치가 적용되는 국가를 구분하는 기준에 대해 "외교 관계 및 안보 우려와 같은 요인에 기반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해 계속해서 제한 조치를 시행하면서도 동맹국에 대한 외교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는 "효과적 수출 통제는 다자간 합의에 달려있다"며 "국가 안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