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버' 전도연·임지연, 美친 워맨스 '케미'의 정석 [ST종합]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조용히 강하다. 시작부터 끝까지, 잔잔하지만 매 순간 강렬하게 맞부딪히는 '워맨스 케미'의 '리볼버'다.
31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리볼버'(연출 오승욱·제작 사나이픽처스)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려 배우 전도연, 지창욱, 임지연, 오승욱 감독이 참석했다.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날 오승욱 감독은 '리볼버'가 가진 메시지에 대해 "전도연에게도 말했지만, 이 영화는 결국 '하수영의 승리'라고 했다. 영화가 시작하고 처음 교도소에 나왔을 땐 아무도 하수영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투명인간이었다. 그러다 계속 길을 가면서 뼈를 찾고, 육체를 찾고, 보이는 인간이 된다. 자기 자신을 회복한다"며 "저주처럼 총을 쥐는 순간, 돈을 얻고 아파트를 얻는 수 있는 힘을 얻는다. 하지만 결국 하수영은 사람을 죽이기 위한 총으로 사람을 죽이지 않고 돈을 찾아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수영은 살인자가 되지 않았다. 범죄자에서 살인자라는 나락까지 떨어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하수영의 승리라고 생각한다. 하수영은 결국 자기 자신을 얻어냈다"고 말했다. 이에 하수영을 연기한 전도연 역시 "자기 자신을 찾았다. 그 대가를 끝까지 지치지 않고 받아냈다고 생각한다"고 공감했다.
'리볼버'를 통해 오승욱 감독과 전도연은 지난 2015년 '무뢰한'에 이어 9년 만에 재회했다. 오승욱 감독은 "시나리오에 '무표정'이라는 단어를 많이 썼다. 전도연이 해석을 잘 해주더라. 둘이서 그런 팀워크가 굉장히 잘 맞았다. 특별히 어떤 여지를 남겨두면 전도연이 더 좋은 해석을 만들어줬다. 그런 부분에서 팀워크가 잘 맞았다고 생각했다"고 감탄했다.
이에 전도연 역시 "감독님과 '무뢰한'을 같이 했었고, 대본에 '무뢰한'의 무드가 묻어있었다. 김혜경은 인물을 많이 드러내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이번엔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하수영과 정반대 성향을 보여주는 정윤선을 연기한 임지연은 "정윤선은 하수영과 정반대로 화려한 옷을 입고, 화려한 겉치장에 톡톡 튄다. 톤 자체는 정해두지 않고 시작했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땐 이유를 하나하나 두다가, 나중엔 '에라 모르겠다'고 느껴지는대로 행동하고, 반응했다. 하수영과 반대되는 색채가 강한 정윤선의 이중적인 모습을 두고 선택했다. 그렇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지연은 전도연과 '워맨스 케미'에 대해 "제가 그동안 작품에선 다른 여성 캐릭터들과 적대적인 관계였다. 괴롭히거나, 서로 전혀 다른 결의 '케미'였다면 수영과 윤선은 감독님이 얘기하신 것처럼 환상의 파트너이길 바랐다"며 "잘 어울리지 않았나요?"라고 웃음을 보였다. 이어 "수영이랑 윤선이가 잘 어울리길 바랐다. 둘의 투샷이 재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오승욱 감독은 "이 시나리오를 쓸 때 전도연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했기 때문에 전적으로 전도연을 생각하면서 썼다. 전도연이 가진 타자에 대한 공감 능력을 많이 생각했다. 액션이 등장하는 영화지만, 악당과 마주쳐도 공감 능력을 끝까지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하수영이 사람들을 마주하고 이야기하면서 어느 정도 품격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수영이 집을 사고, 비리 경찰일 때와 교도소에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출소했을 땐 차분해지고 사람으로서, 격이 좀 생기지 않았을까 싶었다. 인간이 가진 품격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서 잃지 않는 캐릭터가 되길 원했다"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오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면서 제일 시원하게 잘 써지는 것은 없다. 그렇게 하면 답답한 시나리오가 되더라. 그냥 막 쓰다보면 다른 인물들도 툭 튀어나왔다. 앤디(지창욱)도 꼭 '이런' 인물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이런 인물이 있으면 어떨까' 싶었다"며 "하수영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인물들이 아니라, 영화 속 세상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리는데 포커스를 뒀다"고 덧붙였다.
'리볼버'는 8월 7일 개봉한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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