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진료 축소, 적자 '눈덩이'…버티던 대학병원 '심각한 재정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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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의 '기둥'(전문의)을 받쳐온 '주춧돌'(전공의)가 대거 빠지면서 대학병원이 휘청거린다.
매달 수십억원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일부 병원은 자본잠식에 빠졌고, '8월 심각한 재정난'설도 나돈다.
특히 전공의들이 대거 떠난 지난 1~5월에 본원은 148억원 적자를, 세종충남대병원은 220억원 적자를 떠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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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의 '기둥'(전문의)을 받쳐온 '주춧돌'(전공의)가 대거 빠지면서 대학병원이 휘청거린다. 매달 수십억원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일부 병원은 자본잠식에 빠졌고, '8월 심각한 재정난'설도 나돈다.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이 5개월 넘게 진료 현장을 비우면서 병원에 돈을 벌어다 준 진료 예약·검사·수술 자체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충남대병원(본원)과 세종충남대병원(분원) 모두 자본잠식에 빠졌다. 충남대병원에 따르면 전년도 기준 충남대병원은 자본금은 991억이나 자본총계는 그보다 적은 971억원으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분원인 세종충남대병원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병원은 누적결손이 2000억원 이상나서 자본금 858억원을 다 잠식하고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214억원에 이르렀다.
특히 전공의들이 대거 떠난 지난 1~5월에 본원은 148억원 적자를, 세종충남대병원은 220억원 적자를 떠안았다. 올해 상반기 차입금 500억원도 이미 모두 소진했다고 한다. 전공의 부재로 5개월 넘게 과로에 시달려온 전문의가 사직하면서 응급의료센터 운영도 축소한다. 세종충남대병원은 31일 "응급의학과 전문의 1명이 사직해 불가피하게 다음 달부터 응급의료센터를 축소 운영한다"고 공지했다.
한양대병원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한양증권의 최대 주주인 학교재단 한양학원은 165억6086만원 규모의 한양증권 주식 151만4025주를 팔기로 했다. 한양대학교와 한양의료원의 재정난이 날로 나빠지면서다. 지분을 매각하면 한양학원의 지분율은 16.29%에서 4.99%로 줄어든다.
지분을 처분해 마련한 자금 일부를 한양의료원에 '긴급 수혈'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양학원 측은 이번 주식 처분 결정과 관련해 "한양의료원은 기존 병원시설이 노후화했고 의료 여건이 열악한 탓에 최근 수년간 적자운영을 면치 못했는데, 설상가상 전공의 파업까지 겹쳐 의료원 재정이 날로 악화했다"고 밝혔다.
전공의의 의료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국립대병원도 피해가지 못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국립대병원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0개 국립대병원의 5월 말 현금 보유액은 1420억7000만원으로, 병원들이 설정한 적정 보유액(3999억원)의 35.5%에 불과하다. 적정 보유액은 각 병원이 설정한 것으로, 병원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자금 규모다.
이른바 '8월 대학병원 심각한 재정 위기설'까지 나도는 가운데, 병원을 떠난 '주춧돌'은 개원가로 향하는 모습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전날(30일) '사직 전공의들을 위한 근골격계 초음파 연수강좌'를 내달 4일 의협회관에서 열기로 하고 200명에 한해 선착순 모집한다고 공지했는데, 접수 2시간 만에 신청이 마감됐다. 쉽게 말해 사직 전공의들이 정형외과의원에 취업하기 위해 근골격계를 초음파로 검사해 병을 진단하는 기술을 익히는 자리로, 대한정형외과의사회가 주최하고 의협과 대한개원의협의회가 후원한다는 점에서 정형외과 개원가의 전공의 채용을 독려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의협은 대한개원의협의회, 각 과별 의사회와 협력해 사직 전공의와 휴학한 의대생에게 다각도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결국 사직 전공의들이 개원가 취업을 기웃거리는 새, 정부가 오늘까지 모집하려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엔 지원자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빅5 병원에 지원한 인원은 이날 오후까지 '0명'이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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