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km 한국 유망주, 빅리그 1경기도 못 뛰어봤는데...하지만 방출 아닌 기회인 이유는?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4. 7. 3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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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km의 강속구를 던지며 한국 최고의 유망주로 꼽혔던 심준석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 됐다.

MLB.com 등 현지 언론은 트레이드 마감일인 31일(한국시간) 파이어리츠 구단의 심준석(20)이 포함된 트레이드 소식을 전했다. 피츠버그는 마이애미 말린스로부터 외야수 브라이언 데 라 크루즈(27)를 영입하면서 그 대가로 우완 투수 심준석을 포함한 유망주를 트레이드 시켰다.

심준석은 2020년 제8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서 우수투수상을 받는 등 고교 재학시절부터 최고 구속 157km의 강속구를 던지며 탈고교급 재능으로 꼽혔다. 이런 재능을 눈여겨 본 복수의 메이저리그 구단이 2022년 여름부터 심준석 영입에 큰 관심을 보였고, 2023년 1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을 맺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유망주 우완투수 심준석이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 됐다. 사진=김재호 특파원
피츠버그는 계약금 포함 다양한 옵션과 부대조건 등을 포함해 100만 달러를 넘는 조건을 제안해 복수 구단과의 경쟁서 심준석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심준석은 지난해 루키레벨에서 4경기 등판, 8이닝 3실점 1피홈런 3볼넷 13탈삼진 기록하며 순조로운 시작을 알렸다. 올 시즌에도 프리시즌 구단 유망주 랭킹 17위로 시작했지만, 이번 시즌 어깨 부상으로 공식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이런 영향으로 피츠버그가 불과 빅리그 1경기도 뛰어보지 않은 심준석을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한 것에 대해 그 가치를 평가절하 하거나 고교 마지막해 재학시절부터 계속해서 문제가 있었던 어깨 등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 이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메이저리그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오히려 이 시점에 트레이드 카드에 포함됐다는 것은 심준석의 현재 몸 상태가 나쁘지 않고 부상 재활 단계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는 좋은 신호”라고 설명했다.

사진=김재호 특파원
실제 MK스포츠의 현지 취재를 종합하면 심준석은 최근 라이브BP를 소화할 정도로 재활에 진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레이드 패키지에 포함됐다는 것도 재활에 진전이 있고, 마이애미가 심준석의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인 우투우타 외야수인 데 라 크루즈는 메이저리그 4시즌 동안 431경기에서 타율 0.258 출루율 0.305 장타율 0.419 기록한 외야 멀티플레이어다. 올 시즌에도 105경기에서 타율 0.245 출루율 0.289 장타율 0.417 18홈런 51타점 기록 중이었다.

출루율과 정확도가 상당히 떨어지긴 하지만 장타력이 있고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가치가 상당한 편이다. 데 라 크루즈는 지난 시즌에도 19홈런을 때려낸 바 있는데 올해 이미 지난해 홈런 페이스를 거의 넘어섰다.

피츠버그의 입장에서도 전날 경기서 조시 팔라시오스, 배지환 두 명의 유망주가 부상을 당하면서 이들을 대체할 외야수를 구하기 위한 트레이드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MK스포츠 DB
심준석은 또 다른 유틸리티 플레이어 가렛 포레스터(22)가 함께 마이애미로 향한다. 2023년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 출신으로 이번 시즌 루키와 싱글A에서 41경기 나와 타율 0.250 출루율 0.399 장타율 0.344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마이애미가 아직 루키 리그와 싱글A 레벨에서 뛴 것이 전부인 심준석과 포레스터의 가치를 1군 레귤러 주전 멤버와 바꿀 정도로 높이 평가했단 뜻이다. 마이애미도 상당한 대가를 치른 만큼 심준석이 조만간 실전 경기를 치른다면 분명 다른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게 메이저리그 사정에 정통한 이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동시에 심준석은 또 다른 한국 출신의 투수인 고우석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고우석 또한 올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 입단한 이후 마이너리그에서 머물다 지난 5월 마이애미로 트레이드 된 바 있다.

고우석. 사진=천정환 기자
트레이드 이후 계속해서 트리플A에서 뛰던 고우석은 최근 더블A 펜사콜라 블루와후스로 강등된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승격의 기회였던 7월 부진으로 빅리그 진입의 꿈이 상당히 희박해진 상태다. 나이 차는 상당히 있지만 고국의 야구 후배가 마이애미로 합류하게 되면서 비록 팀은 다르지만 비슷한 환경 속에서 서로 힘을 주고 받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마이애미는 특유의 파이어세일을 통해 또 한번의 리빌딩 모드에 들어간 모양새다. 마무리 투수 태너 스캇을 샌디에이고로 보냈고, 시애틀에는 우완 불펜 투수 JT 샤그와를 내주는 조건으로 마이너리그 우완 선발 윌 숌버그(23)를 받아 왔다.

아직 재활 막바지 단계인 심준석과 더블A에서 부진 중인 고우석에겐 빅리그는 현재로선 먼 일이다. 하지만 후반기와 내년 시즌까지 차근차근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더욱 얇아진 마이애미 스쿼드에 포함되는 기회는 다시 또 찾아올 수 있을 전망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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