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 치료로 암세포 완전사멸"…다원메닥스 '꿈의 치료기' 국산화

홍효진 기자 2024. 7. 3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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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무영 다원메닥스 대표
"1회 치료만으로 암세포 완전 사멸…태동기 'BNCT' 시장 선점해야"
유무영 다원메닥스 대표가 31일 서울 서초구 다원메닥스 본사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단 한 번의 방사선 치료로 암세포를 완전히 사멸시키는 치료기를 국산화 했습니다."(유무영 다원메닥스 대표)

지금까지 방사선 암 치료는 수십번씩 외부 방사선을 몸에 쏘이는 과정을 겪어야 했다. X선과 양성자, 중입자 등에 암세포와 정상세포가 함께 노출되는 구조였다. 이에 다원메닥스는 단 '1회 치료'로 암세포를 완전히 사멸하는 BNCT(붕소중성자포획치료)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 그간 수입에 의존했던 대형 방사선 의료기기 국산화에 성공했다. 유무영 대표는 31일 서울 서초구 다원메닥스 본사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BNCT는 붕소 약물과 중성자가 만나 발생하는 핵폭발을 활용한 치료법"이라며 "단 1회 치료로 정상세포 피해를 줄이면서 암세포는 완전히 사멸하고 암 재발 억제 효과도 높다"고 말했다.

BNCT는 방사선 치료 중 입자선 치료의 일종으로 붕소의약품(BPA)과 중성자의 핵반응을 이용해 암세포를 죽이는 치료법이다. 인체에 BPA를 주입한 뒤 중성자를 조사하면 암세포 내 붕소가 중성자를 만나 핵분열을 일으킨다. 이때 리튬·알파 등 고에너지의 2차 입자가 만들어지는데, 해당 입자들은 세포거리 단위(10㎛·마이크로미터)로 이동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한다. 기존 방사선 치료법은 환자 외부에서 끌어오는 에너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정상세포에도 영향을 주지만 BNCT는 암세포 내부 분열 반응을 활용해 정상세포의 피해를 최소화한다. 세포 단위에도 작동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암세포까지 타격, 재발 원인인 분산암·침윤성암 치료도 가능하다.

다원메닥스가 개발한 자사 BNCT(붕소중성자포획치료) 시스템. /사진제공=다원메닥스


2015년 설립된 다원메닥스는 7년에 걸쳐 순수 국내 기술 기반의 BNCT를 개발해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임상용 BNCT 의원을 인천 송도에 개원했고, 국내 최초 재발성 교모세포종과 두경부암 치료 목적의 BNCT 임상 개시했다. 청와대 보건복지행정관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차장 등을 역임하며 30여년간 공직에 있던 유 대표는 2020년 12월 합류했다. 유 대표는 "1억~5억원 사이의 의료 장비는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BNCT 가격대는 300억~400억 사이로 예상한다. 5억 미만 장비는 다 수입해오던 한국에서 이젠 국내 기술 기반의 300억원 이상 고가 장비를 해외에 선보인다는 산업적 상징성이 크다"고 자부했다.

세계 첫 BNCT 상업화에 성공한 건 일본이다. 일본 스미토모중공업은 2020년 3월 신속허가를 받으며 두경부암을 타깃하는 BNCT 의료기기와 치료 계획 프로그램 '뉴큐어'(NeuCure)를 내놨다. 후발주자지만 다원메닥스는 기술력을 자신한다. 유 대표는 "BNCT에 쓰이는 중성자는 열외중성자인데 가속기에서 나오는 중성자 함량 중 열외중성자 비중이 높을수록 치료에 유리하다"며 "다원메닥스의 경우 함량 92%로 뉴큐어(67%) 대비 훨씬 높다. 상대적으로 정상세포 손상 가능성이 높은 고속중성자 함량은 뉴큐어보다 낮단 점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가천대 길병원에서 진행한 임상 1상에선 교모세포종(뇌종양) 재발 환자 6명 중 2명이 일상으로 복귀하는 등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 유 대표는 "현재 두경부암과 교모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라며 "교모세포종은 1상 완료 후 환자 예후를 관찰하고 있고 두경부암은 1명 남았다. 오는 9월 두 적응증 모두 식약처 임상 2상 IND(임상시험계획) 승인이 목표"라고 말했다. BNCT 최종 허가 예상 시점은 2026년으로, 향후 유방암·흑색종·비소세포폐암 등 적응증을 넓힐 계획이다.

유무영 다원메닥스 대표가 31일 서울 서초구 다원메닥스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다원메닥스는 IPO(기업공개) 절차도 밟고 있다. 지난해 말 기술특례상장 기술성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뒤 올해 4월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오는 12월쯤 상장 여부 성적표를 받아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 대표는 "현재 BNCT가 태동기에 있는 만큼 기술력을 쌓은 우리에겐 기회가 될 것"이라며 "상장을 통해 투자 유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 5월엔 대만 보훈병원 내 BNCT 입찰에 도전한다. 대만의 헤론, 일본의 스미토모와 함께 다원메닥스도 출사표를 던졌다. 시판 허가엔 ①중성자 발생장치 ②붕소약물 ③방사선량 소프트웨어 3가지 요소가 필요한데, 현재 보훈병원은 전체 시스템 중 '기기'만 원하는 상황이다. 이에 다원메닥스는 식약처 측에 기기 분리허가를 요청했다. 앞서 경쟁사인 스미토모는 3가지 요소를 결합 형태로, 헤론은 기기만 따로 허가받은 상태다. 유 대표는 "분리허가만 되면 기술력으로는 충분히 승산 있는 경쟁"이라며 "새로운 방식의 의료기기인 만큼 규제당국 입장에서도 좀 더 탄력성 있게 제도를 적용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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