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준금리 0.25%로 인상... 일본은행 총재 “더 올릴 수 있다”

도쿄/성호철 특파원 2024. 7. 3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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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3월 19일 도쿄 일본은행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리 인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31일 기준 금리를 현재 0~0.1%에서 0.25%로 인상했다. 지난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한 이후 4개월 만의 금리 인상이다. 일본은행은 금융완화 정책인 국채 매입 규모도 현재 매월 6조엔(약 54조원)에서 오는 2026년 3월까지 3조엔(약 27조원)으로 대폭 줄이기로 결정했다.

바뀐 금리는 1일부터 적용된다. 지난 20여년 간 일본의 덫으로 여겨진 ‘디플레이션’을 탈피해 ‘제로 금리’에서 ‘금리가 있는 세계’로 전환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날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물가 인상률이 2%대로 지속적·안정적이라고 판단해 금리를 0.25%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에는 정책 위원 9명 가운데 7명이 찬성했다. 일본은행의 핵심 정책인 국채 매입도 대폭 삭감한다. 이번달부터 매분기 4000억엔씩 줄여, 2026년 3월에는 현재의 절반 수준인 3조엔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일본은행은 현재 600조엔 가까운 국채를 보유한 상태다. 매입 규모를 축소해 2026년 3월까지 현재 국채 보유액을 7~8%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에다 총재는 “현재 금리는 극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물가 목표 2%가 안정·지속적으로 실현된다면 추가적인 금리 인상과 금융 완화의 강도 조절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본 금리가 0.5%를 돌파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보고 있다. 1999년 제로금리를 도입한 일본의 금리는 미국발 금융위기인 리먼사태 직후인 2008년 12월에 0.3% 전후로 정점을 찍은뒤, 2010년대 들어선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했다. 한번도 0.5%를 넘어선 사례가 없다.

하지만 우에다 총재는 “특별히 0.5%를 금리 인상의 벽으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며 “일본의 경제·물가가 일본은행의 전망대로 움직인다면 추가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이날 2024년과 2025년, 2026년 물가 전망치로 각각 2.5%, 2.1%, 1.9%를 제시했다. 일본은 6월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 올라, 27개월 연속 2%를 웃돌았다.

우에다 총재는 “다음번 금리 인상의 타이밍이 (이번과 같이) 4개월보다 길지 짧을지는 사전에 정하는 게 아니라, 알기 어렵다”며 “여러 지표를 확인하며, 다음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내 추가 인상을 배제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우에다 총재는 “같은 말의 반복이지만 일본의 경제와 물가가 전망대로 움직인다면, 당연히 다음 스텝으로 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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