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3번은 반영한 수준"…두 달 새 먼저 내려온 국채금리

김주현 기자 2024. 7. 3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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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두 달 사이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은은 금통위 의사록에서 "우리나라 통화정책 기조가 중립금리 기준으로 긴축적인 영역에 있다고 분석되는 것과 달리 최근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큰 폭 하락하고 대출금리도 낮아지는 등 금융 여건의 완화 흐름이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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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개월 국고채 3년물·10년물 금리/그래픽=이지혜


최근 두 달 사이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선반영한 결과다.

반면 기준금리는 1년6개월째 동결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대출금리가 현재 기준금리 대비 과도하게 낮은 수준이라며 경계했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3.000%에 거래됐다. 전날까지 이틀 연속 2%대를 기록하다 소폭 반등했다. 기준금리(3.5%) 대비로는 0.5%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국고채 3년물은 지난 29일(2.978%) 2022년 5월30일(2.942%) 이후 2년2개월 만에 2%대를 기록했다. 지난 5월말 대비 전날까지의 금리하락폭은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이 각각 46bp, 53bp(1bp=0.01%포인트)다.

시장금리는 국내외 통화정책 피봇(pivot·정책기조 전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하락했다. 금리인하 기대에 따른 외국인의 대규모 국채선물 매수가 가세하면서 국고채 금리를 끌어내렸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의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언급했지만 당시와 비교해서도 더 내려갔다.

7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오지 않았고 시장이 앞서가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였는데도 채권시장 강세는 이어졌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립금리 추정치를 고려하면 현재 시장금리는 3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낮아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현수준의 금리 상황이 이어지겠지만 단기적으로 과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살펴봤을 때 연말 시점의 국채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거래를 마친 적은 없다"며 "대표적으로 2012년과 2014년, 2019년 말 국고 3년물은 기준금리 대비 7~11bp 높은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한은도 최근 시장금리 움직임이 통화정책 기조와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금통위 내부에서도 이런 시장금리 움직임이 주요국이나 과거 우리 금리인하 시기와 비교해 과도한지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은은 금통위 의사록에서 "우리나라 통화정책 기조가 중립금리 기준으로 긴축적인 영역에 있다고 분석되는 것과 달리 최근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큰 폭 하락하고 대출금리도 낮아지는 등 금융 여건의 완화 흐름이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또 "현재 대출금리는 기준금리가 2% 중후반이던 2013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다소 과도하게 하락한 측면이 있다"며 "금통위의 향후 통화정책 시그널에 따라 시장금리가 추가 하락하거나 하락 폭이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시장의 기대와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이 괴리를 보이면서 커뮤니케이션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금통위의 향후 커뮤니케이션에 따라 변동성이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7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한 금통위원은 "시장의 기대와 정책기조가 상이할 경우 이를 조정하는 것도 금통위의 임무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금통위원은 "현재 시장금리에 통화정책 기대가 이미 반영돼있더라도 금통위의 향후 정책 시그널에 따라 시장금리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은의 통화정책 피봇이 시작되면 외국인의 국채선물 포지션이 순매도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한은은 "외국인 국채선물 순매수는 일부 방향성 투자자들에 의해 주도되는 경향이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 후 이들의 기대보다 향후 금리인하 강도가 강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매도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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