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충’ 러브버그 잡으려다 도시 생태계 무너질라

윤연정 기자 2024. 7. 3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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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가 본래 '해충'에만 해당했던 방제 대상 곤충을 '익충'이긴 해도 시민에게 불편과 불쾌감을 주는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같은 곤충까지 넓히는 조례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방제가 생태계 파괴 등 더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31일 서울시의회는 해충이 아니더라도 러브버그 등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는 곤충도 방제를 가능하도록 하는 조례 제정을 오는 8월 말께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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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조례안 논란
서울시의회가 본래 ‘해충’에만 해당했던 방제 대상 곤충을 ‘익충’인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같은 곤충까지 넓히는 조례안을 추진하고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서울시의회가 본래 ‘해충’에만 해당했던 방제 대상 곤충을 ‘익충’이긴 해도 시민에게 불편과 불쾌감을 주는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같은 곤충까지 넓히는 조례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무분별한 방제가 생태계 파괴 등 더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31일 서울시의회는 해충이 아니더라도 러브버그 등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는 곤충도 방제를 가능하도록 하는 조례 제정을 오는 8월 말께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행법상 방제 대상은 모기 등 질병을 옮길 수 있는 해충에 한정돼, 러브버그처럼 익충으로 분류되는 곤충은 민원 폭증에도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방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러브버그는 생물 대부분의 먹이원인데다, 유충 때는 썩은 낙엽을 섭취해 환경 정화 역할을 하고 성충이 되면 꽃의 수분을 돕는 등 전형적인 익충이다. 하지만 최근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로 발견되면서 시민들 불편 호소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서울시에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8121건으로 1년 전보다 약 45%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특히 화학 약품을 쓰는 방제가 무분별하게 이뤄질 경우 생태계에 미칠 부작용을 가늠할 수 없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과 교수는 “화학적 방제를 하면 러브버그 외에 다른 곤충도 같이 죽고, 천적이 사라진 먹이사슬 아래쪽 생물들이 대량 발생할 것”이라며 “러브버그 개체 수를 줄이려다 오히려 늘리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기후환경생물연구과 연구관은 “지속적인 화학적 방제로 곤충들이 내성이 생기면 화학적 방제 농도를 더 올리게 되고, 이는 결국 인간한테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독한 방제약을 쓰기보단 자연스럽게 개체수를 줄이는 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소장은 “곤충을 없앤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약을 써서 일시적으로 없앨 수는 있겠지만, 100마리 중 1마리만 살아남아도 약에 내성이 생겨 후세에 전달되기 때문”이라며 “개체 수를 줄이려면 서식지를 없애거나 천적을 푸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했다. 빛에 잘 유인되는 러브버그 성충 특성을 이용해 빚 파장 유인 트랩을 설치하거나 낙엽 더미 등 러브버그의 주 서식지를 자주 치워주는 것 등도 대안으로 꼽힌다.

해당 조례안을 추진 중인 윤영희 서울시의원(국민의힘)은 한겨레에 “조례는 방제 근거 마련의 취지이지 구체적 방제 방법은 들어가 있지 않다”며 “조례에 친환경적 방제 권고 내용을 넣을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시행 방식은 시청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취재 도움: 조영은 교육연수생)

서울 서대문구 한 가정집 화분에 붙어있는 러브버그. 연합뉴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조영은 교육연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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