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윳값 동결로 한숨 돌렸지만…우유 시장 여전히 '먹구름'인 이유

유예림 기자 2024. 7. 3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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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유 원유(原乳) 가격 협상이 동결로 마무리되면서 우유업계는 한숨 돌린 모양새다.

업계는 구매해야 하는 용도별 원유량이 조정된 것에 환영하면서도 국산 우유의 경쟁력을 위해선 쿼터제를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음용유용 구매량을 줄일 수 있도록 요청한 게 반영돼 다행이다. 가공유용 원유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담긴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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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30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우유 상품이 진열돼 있다. 우유 가격을 결정짓는 원유(原乳) 가격이 올해 동결됐다. 고물가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치즈 등에 사용하는 가공유 가격은 5원 내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0일 자료를 내고 올해 진행된 원유가격 협상에서 생산자-유업계가 물가 상황을 고려해 원유가격을 인상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원유가격은 생산비 상승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인상됐는데, 제도개편으로 인한 생산비 상승 요인에도 가격이 동결된 건 처음이다. 2024.07.30. /사진=김금보

올해 우유 원유(原乳) 가격 협상이 동결로 마무리되면서 우유업계는 한숨 돌린 모양새다. 업계는 구매해야 하는 용도별 원유량이 조정된 것에 환영하면서도 국산 우유의 경쟁력을 위해선 쿼터제를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31일 우유업계에 따르면 유업계와 낙농업계가 올해 원윳값을 동결키로 합의함에 따라 8월1일부터 흰우유, 발효유 등의 용도로 쓰는 음용유용 원윳값은 동결되고 치즈, 분유,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가공유용 원윳값은 리터당 5원 인하된다.

매년 인상되는 원윳값이 우윳값에 반영되는 만큼 우유업계는 올해 생산비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또 음용유용 원유보다 활용도가 높아진 가공유용 원윳값을 내리는 동시에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음용유용 구매량을 줄인 협상 결과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그간 우유업계는 치즈, 연유, 아이스크림 등 가공 유제품에 쓰이는 가공유용의 활용도가 더 높아 흰우유를 만드는 음용유용의 구매량을 줄여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음용유용 구매량을 줄일 수 있도록 요청한 게 반영돼 다행이다. 가공유용 원유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담긴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음용유 구매량은 9000t 줄이고 가공유는 9000t 늘린다. 변경된 용도별 구매량은 내년 1월부터 2년간 적용된다.

다만 매년 우유업체가 원유를 구매한 뒤 남는 물량을 해결할 방법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는 원유 쿼터제에 따라 매년 200만t가량을 수요와 관계없이 낙농가에게 사들인다. 지난해에는 음용유용 195만t, 가공유용 10만t을 구매했다. 하지만 지난해 우유업계가 실제 사용한 음용유량은 169만t으로 약 26만t이 남았다.

흰우유 수요가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이다. 우유업계는 매년 재고가 발생하지만 할당량 탓에 일정량을 구매해야 하고 재고가 또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지적한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백색 시유(흰우유) 1인당 소비량은 25.9kg으로 26kg 아래로 떨어졌다.

우유 성분 탓에 재고를 단순히 폐기할 수 없고 처리 비용이 많이 들어 우유업계에 재고는 골칫거리다. 이러한 비용 부담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된다. 우유 소비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입산 우유와의 가격 경쟁에서도 밀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미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 멸균우유를 찾는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2026년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수입산 유제품에 무관세가 적용되면 국산 우유의 설 자리는 더욱 없어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해외는 국내와 생산 환경이 달라 원윳값이 절반 가량 저렴하다. 수입산 우유와 경쟁하기 위해 무리한 할인을 많이 하다 보니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구매 총량을 조정하거나 원유 재고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법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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