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21-⑩ 순간의 해프닝이 주는 자유여행의 '묘미'

경기일보 2024. 7. 3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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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를 가지고 툴룸 푸에블로 버스터미널에 갔으나 칸쿤으로 가는 프리메라 플러스 버스가 결차돼 오후 11시에 일반버스만 있다고 한다.

칸쿤을 떠날 때 터미널이 아닌 것 같아 황급히 되돌아가 버스에 올라탄 후 앞 좌석 승객에게 이곳이 '칸쿤'이냐고 묻자 '한참 더 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깊은 한숨을 내쉰다.

순간의 해프닝은 시간이 지나면 색다른 추억이 되지만 버스가 떠났더라면 그날은 칸쿤으로 돌아갈 수 없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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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절벽 위 엘 카스티요. 박태수 수필가

 

여유를 가지고 툴룸 푸에블로 버스터미널에 갔으나 칸쿤으로 가는 프리메라 플러스 버스가 결차돼 오후 11시에 일반버스만 있다고 한다. 대안이 없어 차액을 환불받고 막차를 예약한다. 서쪽 하늘에 검붉은 저녁노을이 을씨년스럽다.

자유 여행은 오늘처럼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때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남은 시간을 여유롭게 즐기려 마을 큰길을 따라 이곳저곳 기웃거린다. 마침 토요일이라 재래시장 앞 광장에는 라틴음악 연주가 한창이고, 여행객은 현지인과 어울려 춤을 추는 등 볼거리가 많다. 길옆 테라스 카페에 앉아 토속 맥주와 타코로 예정에 없는 곳에서 이국의 밤을 즐긴다.

버스터미널로 갔으나 버스가 도착하지 않았다. 네덜란드에서 온 젊은 친구가 멕시코에서 버스가 정시에 오면 비정상이고 늦게 오는 것이 정상이라고 투덜댄다. 10여분이 지나자 칸쿤으로 타고 갈 막차가 도착하고 내일 오전 1시쯤 도착한다고 알려준다.

버스에 타자 카리브의 수증기를 품은 구름은 어둠 속에 밤비를 뿌리고 피곤한 몸은 틈도 주지 않고 깊은 잠에 빠진다. 한 시간 이상 달린 듯한데 어느 지역에선가 버스는 정차하고 많은 승객이 짐을 챙겨 내린다. 잠결에 배낭을 메고 따라 내렸다.

순간 느낌이 이상하다. 칸쿤을 떠날 때 터미널이 아닌 것 같아 황급히 되돌아가 버스에 올라탄 후 앞 좌석 승객에게 이곳이 ‘칸쿤’이냐고 묻자 ‘한참 더 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깊은 한숨을 내쉰다. 낭패를 볼 뻔한 순간이다. 순간의 해프닝은 시간이 지나면 색다른 추억이 되지만 버스가 떠났더라면 그날은 칸쿤으로 돌아갈 수 없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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