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캔 사고로 5년간 93명 인명피해…가스안전公 '주의보' 발령

이동식 부탄연소기 사고, 최근 5년간 총 89건
전체 가스 사고의 20% 차지…인명피해 93명
"삼발이보다 큰 조리도구 사용하지 말아야"

한국가스안전공사 본사 전경

최근 5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전체 가스 사고 중 흔히 휴대용 가스버너로 불리는 ‘이동식 부탄연소기’ 관련 사고가 2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자 4명을 포함해 총 93명에 달했다.

이에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올여름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이동식 부탄연소기와 부탄캔 등에 대한 ‘사용 시 주의사항’을 발표했다.

▮“실내외 가리지 않고 사고 꾸준히 발생”

31일 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이동식 부탄연소기 사고는 총 89건으로 같은 기간 전체 가스 사고의 20.1%를 차지했다. 이동식 부탄연소기 사고 관련 인명피해는 93명(사망자 4명 포함)이 발생했다.

특히 이동식 부탄연소기 가스사고는 연소기를 사용 중인 경우(40.4%)보다 보관·가열 중(59.6%)에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사고 원인은 ▷부탄캔 화기 주변 방치 ▷음식물 조리 중 부탄캔 과열 ▷인덕션·난로 등 상단 보관 등으로 파악됐다.

여가 및 야외활동 증가로 국내 캠핑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동식 부탄연소기 등 가스용품 사용이 확대돼 관련 사고도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게 가스안전공사의 설명이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2019년 530만 명 정도였던 국내 캠핑인구는 2022년 70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했다.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부탄캔 사용량 증가와 함께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관련 사고가 꾸준히 발생한다”고 전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제공

실제 올해 2월에는 대전의 한 음식점에서 화기 근처에 부탄캔을 보관하던 중 파열사고가 발생해 사용자가 얼굴과 팔 부위에 심한 화상을 입은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2월 경기 오산에서는 캠핑카 내부에서 부탄캔을 사용하다 화재가 발생해 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부탄캔 파열방지 작동 성능 강화 추진

부탄캔 가스사고가 꾸준히 발생하는 만큼 정부와 공사는 안전한 사용환경 조성을 위해 파열방지 기능을 장착한 부탄캔을 2018년부터 준비해 2022년 시범 유통하기 시작했고 지난해부터는 시중에 전면 보급하고 있다.

해당 기능은 파열 전 틈새(Dent)로 내부가스를 방출해 부탄캔 파열을 방지하는 것이다.

파열방지 부탄캔 보급 이후 부탄캔 파열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2022년 15명에서 2023년 9명으로 40% 감소하는 등 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는 앞으로 부탄캔 파열방지 작동 성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캠핑용 연소기에 ‘산소결핍안전장치’ 설치를 의무화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온·오프라인 미검사 용품 유통 차단 등 안전기기 개발과 안전한 가스제품 보급을 통해 가스사고를 선제적으로 예방 중이다.

산소결핍안전장치는 공기 중 산소농도가 18% 미만이 되기 전 가스를 차단하는 장치다.

한국가스안전공사 제공

▮“삼발이보다 큰 조리도구 사용 말아야”

가스안전공사는 이날 이동식 부탄연소기·부탄캔 등 사용 시 주의사항도 안내했다.

우선 삼발이보다 큰 조리도구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부탄캔을 직접 가열하거나 화기 근처에 보관하지 말고, 부탄연소기는 쌓아서 적재해서는 안 된다.

사용 후에는 연소기에서 반드시 분리해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게 좋다. 모두 사용한 부탄캔은 야외에서 바람을 등지고 잔여 가스를 제거한 후 폐기해야 한다.

공사 관계자는 “가스 제품의 안전성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사용자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며 “부탄캔 관련 사고는 다수의 인명피해가 수반되므로 휴가철을 맞아 야외활동을 하게 된다면 가족의 안전을 위해 가스안전수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