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의 봄" 왔다...부활한 삼성전자, TSMC 분기 매출 뛰어넘어
"메모리 공급 부족 당분간 이어질듯"
스마트폰 사업은 부진,
새로운 갤럭시로 하반기 반전 노려
삼성전자가 2분기 반도체 사업에서만 6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전체 영업이익 중 약 61.75%가 반도체 사업에서 나왔다.
반도체 부문 매출은 2분기 28조 5600억원으로 같은 기간 TSMC의 분기 매출을 근소한 차이로 앞질렀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TSMC 매출을 뛰어넘은 건 2022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이다.
HBM 성장 궤도 올라…하반기 5세대 양산 속도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1462.29% 증가한 10조44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1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건 2022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이다. 매출은 74조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3.44% 늘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의 매출은 28조 5600억원, 영업이익은 6조 4500억원이다.
특히 메모리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142% 뛰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수요에 힘입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용량 DDR5 D램 등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경쟁력을 되찾은 영향이다.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뺏겼던 HBM 사업이 성장궤도에 오르면서 하반기 실적은 더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날 진행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고객사와 협의된 HBM 계약 물량은 지난해의 4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최근 4세대인 HBM3를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위한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고, 5세대인 HBM3E도 3분기 양산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초에는 삼성전자가 HBM3E 12단 제품 양산을 위한 내부 기준을 충족했다는 의미의 PRA(양산 준비 승인)를 마쳤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5세대인 HBM3E의 납품 여부가 하반기 실적을 가를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HBM3E 제품은 높은 수준의 패키징 수율을 구현해, 오는 4분기엔 전체 HBM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 수준까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존 제품보다 가격대가 높은 HBM3E 판매 비중이 커지면서 전체 HBM 매출도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는 3.5배 넘게 늘어날 전망이다.
메모리 '슈퍼 사이클' 올라탔다
메모리 시장은 다시 '슈퍼 사이클(급격한 상승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들이 내년에 쓸 D램과 낸드물량까지 계약을 요청하고 있다"며 "내년까지 시장 전반에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D램 감산 조치 이후 메모리 수요가 점차 회복된 데다 최근 AI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주요 메모리 업체가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오히려 범용 D램 공급이 부족한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12조 1000억원을 설비투자 금액으로 썼는데, 이 중 9조 9000억원이 HBM과 선단 D램 공정 전환 등 반도체 부문에 투입됐다.
파운드리 사업부의 경우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5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선단 공정 중심으로 수주를 늘려 AI 고성능컴퓨팅(HPC) 고객이 전 분기 대비 2배 넘게 늘어나는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DS 부문의 전반적인 호조와 달리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부문은 2분기 고전했다. MX 부문의 영업이익은 2분기 2조2300억 원으로 1분기(3조5000억원) 대비 감소했다. 스마트폰 판매량과 판매 가격이 모두 줄어든 탓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5400만대, 태블릿은 700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6000만대) 대비 600만대 감소했고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은 279달러로 전년 동기(325달러) 대비 하락했다.
다니엘 아라우호 MX사업부 상무는 “2분기는 스마트폰 비수기라 매출이 1분기 대비 감소했지만 판매 호조가 지속되고 있는 갤럭시 S24 시리즈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2분기 수익성의 경우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 등으로 전 분기 대비 다소 하락했지만 상반기 기준으로는 두 자리 수익성을 유지했다”고 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MX 부문)에서 2조2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공시했다. 연초 출시한 갤럭시S24 시리즈의 신제품 효과가 줄면서 영업이익이 지난 1분기(3조5000억원)보다 다소 부진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갤럭시Z폴드6와 플립6, 갤럭시링 등으로 반전을 노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10일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폴드6, 플립6에 더해 처음으로 출시한 스마트링(반지) 등 웨어러블 제품을 새롭게 공개했다.
디스플레이(SDC)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판매 호조 등으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기며 선전했다. 애플 등 주요 고객사들이 하반기 AI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판매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생활 가전 시장에서는 AI를 적용한 신제품의 글로벌 판매를 확대해 리더십을 강화하는 한편 시스템에어컨과 빌트인 등 기업간거래(B2B) 매출 확대를 추진해가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24일째 이어지고 있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주도 파업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삼성전자는 "파업이 조기 종결될 수 있도록 노조와 지속 협의하고 있다"며 "현재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은 전혀 발생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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