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용산구청장 “이태원 일대, 지역색깔 강화해 회복시키겠다”[민선 8기 출범 2주년]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청사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용산구청 제공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침체되기 시작한 이태원 상권은 핼러윈 참사로 크게 위축돼 회복이 더딘 상태다.

지난 22일 용산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지역 주민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상권 부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정부 지원 등을 통해 지역색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부활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태원 일대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특구 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관광객 안전과 야간관광 환경 조성을 위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앤틱가구거리는 관광 특화형 상점가로 만들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관하는 동네상권발전소 사업의 일환이다.

2022년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박 구청장은 “용산구청장으로서 참사를 막지 못한 것에 유가족과 피해자, 국민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 수습에 나선 구청 직원들과 이태원 주민들 역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고충이 많았을 것”이라며 “구청 내에서 이들의 트라우마를 치료하기 위한 상담 등 심리지원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그간 노출을 자제한 것에 대해서 “재판 중에 언론에 나서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여겼다”면서도 “최근 구형이 있었고, 인간 박희영이 아닌 구청장으로서의 용산구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용산구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옛 용산 철도창 부지에 추진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가 대표적이다. 사업을 추진하는 정부와 서울시는 국제업무지구가 향후 싱가포르·홍콩과 함께 아시아·태평양 비즈니스 3대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다.

용산구는 국제업무지구 조성 후 주민이 겪을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그는 “개발 이후 사람이 몰리면 배후 주거지 및 학교·병원 시설 부족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특히 종합교통체계 개선이 시급하다. 인근 용산전자상가 개발, 주택 개발사업 등을 고려해 계획 단계부터 교통량을 최대치로 잡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자상가는 국제업무지구와 연계해 디지털·메타버스 신산업 거점으로 재탄생한다는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최근 유통업무설비 해제 첫 사례가 된 나진상가 12·13동 등 일대 부지들이 조만간 재정비를 위한 첫 삽을 뜨는 모습을 구민들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용산구는 관내 재개발 진행 중 철거와 이주 등에 따른 사건·사고가 많았던 만큼, 타 지자체에서 참고할 만한 ‘재개발 이주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도시를 넘어서 ‘교육 1번지’로서의 정체성 확립에도 힘쓸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서울서베이 결과 2021년 20위였던 용산의 공교육 만족도가 지난해 1위에 올랐다”며 “명문 학교 기반을 만들고, 대학입시 전담 공무원을 채용하는 등 진학 지원 인프라를 구축하겠다. 올해는 교육국제화특구 지정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