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 사태와 겹쳐지는 ‘티메프 쇼크’…사기죄 적용될까

조유빈 기자 2024. 7. 3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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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는 2021년 발생한 '머지포인트 사태'와 유사한 지점이 있다.

사업 모델은 다르지만 높은 할인율로 상품권을 할인 판매하고, 선결제 후 상품권을 발송하는 방식 등 상당수 구조가 이번 사태와 유사하다.

머지포인트 사태에 '사기죄'가 적용된 만큼, 이번 사태에도 이와 유사한 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전자금융업자 등록 없이 사업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머지포인트는 판매를 중단하고 사용처를 대폭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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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포인트 운영진, 사기죄로 복역 중…피해자들은 최근 승소
자본잠식 상태에 판매 지속한 티메프, 사기죄 적용 가능성 커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지난 3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티몬, 위메프 정산지연 사태 피해자들이 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는 2021년 발생한 '머지포인트 사태'와 유사한 지점이 있다. 사업 모델은 다르지만 높은 할인율로 상품권을 할인 판매하고, 선결제 후 상품권을 발송하는 방식 등 상당수 구조가 이번 사태와 유사하다. 머지포인트 사태에 '사기죄'가 적용된 만큼, 이번 사태에도 이와 유사한 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31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티메프 사태와 관련해 구영배 큐텐 대표 등 사측 관계자 5명에 대한 고소·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도 전담수사팀을 꾸려 경영진에 대한 법리 검토에 나섰다.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한 심준섭 법무법인 심 변호사는 "상품권 선판매나 정산 대금을 줄 수 없는데도 쇼핑몰을 운영한 행위는 '폰지사기'에 해당한다"며 "큐텐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를 키우기 위해 불법으로 자금을 유용한 혐의, 방만한 회사 경영이 배임이나 횡령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일명 '티메프 사태'는 큐텐그룹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에서 판매자 대금 정산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벌어졌다. 정산을 받지 못한 판매자들이 상품을 취소하면서 소비자들의 환불 대란까지 일었다. 티메프 사태가 머지포인트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를 둘러싼 진행 상황도 주목된다. 2019년 1월 출시된 머지머니는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외식체인점 등 전국 제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이다. 운영사인 머지플러스는 이를 2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면서 100만 명의 이용자를 모았다. 그러나 전자금융업자 등록 없이 사업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머지포인트는 판매를 중단하고 사용처를 대폭 축소했다.

상품권을 구매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대규모 환불 요청이 발생했지만, 적자가 누적된 상태에서 고객의 선결제 대금을 통해  '돌려막기'로 서비스를 운영해 온 머지포인트는 1000억원에 달하는 환불금을 돌려주지 못했다. 당시 구매자 피해액은 751억원, 제휴사 피해액은 253억원으로 집계된 바 있다.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와 권보군 최고전략책임자(CSO)에게는 지난해 10월 각각 징역 4년과 8년이 확정됐다. 재무 상태가 악화해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것을 알았음에도 판매를 계속했다는 이유에서 사기죄가 성립된 것이다.

티몬과 위메프 역시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자본잠식 상태였던 것에 비춰보면, 사기죄 성립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현재 검찰은 이번 사건을 반부패수사부에 배당하고 법리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정산이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판매를 강행하고, 이 돈을 다른 용도로 썼다면 사기·횡령·배임죄 등이 성립할 수 있다.

머지포인트 사태 피해자들은 머지플러스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 최근 서울중앙지법은 권 대표와 권 CSO, 머지플러스 등이 이용자들에게 총 2억2454여 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재판의 쟁점 중 티몬·위메프가 있다는 사실도 주목됐다. 피해자들은 당시 머지포인트 상품권을 판매한 플랫폼인 티몬·위메프도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통상적인 영업 활동이며, 티몬과 위메프가 머지포인트의 불법행위를 방조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들에 대한 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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