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의 ‘황금세대’는 허상이었나… ‘진짜 경쟁력’ 검증하는 2024 파리 계영 800m에서 6위로 고개를 숙였다
한국 수영의 ‘황금세대’는 허상이었을까. 3년 전 2020 도쿄에서 황선우(21·강원도청)가 혜성 같이 등장한 이후 김우민(23·강원도청), 이호준(23·제주시청) 등 빼어난 기량의 또래 선수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한국 수영은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이하는 듯 했다.
남자 계영 800m는 황금세대의 상징과도 같은 종목이었다. 황선우와 김우민이 ‘쌍두마차’가 되어 출전하는 이 종목에서 한국은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7분01초73으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한국 수영 단체전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했다. 지난 2월 도하 세계선수권에서도 7분01초94로 2위에 올랐다. 세계선수권 단체전 메달 역시 사상 처음이었다.
그러나 세계 무대의 벽은 아직 높았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결선에 오르긴 했지만, 아직은 세계 정상권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
첫 영자인 양재훈이 1분49초84로 최하위인 9위에 처지면서 일찌감치 메달권에선 탈락했다. 양재훈이 최하위로 처진 여파를 이호준도 영향을 받아 200m를 역영하는 동안 계속 9위에 머물렀다. 이호준의 200m 기록은 1분46초45였다.
김우민이 앞서 있는 팀들과의 격차를 많이 줄여준 덕분에 마지막 영자 황선우가 두 팀을 제치며 6위까지 올랐지만, 황선우 구간 기록도 1분45초99로 평소보다는 훨씬 저조했다.
특히, 에이스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를 받았던 황선우의 부진이 뼈아프다. 주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던 황선우는 자유형 100m에서도 48초41, 전체 16위로 준결승에 턱걸이한 뒤 계영 800m에 집중하고자 준결승 출전을 포기했다. 그럼에도 계영에서도 자신의 최고 기록에는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황선우 본인조차 이해할 수 없는 부진이다. 그는 “훈련도 잘했고, 자신감도 있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 나도 이해할 수 없다. 앞선 대회에서 늘 메달을 따서 지금 상황이 더 혼란스럽다”면서 “아직 배워야 할 게 많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내 수영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도 됐다. 올림픽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분석과정을 거쳐 수영에 더 전념하겠다”고 다짐했다.
파리=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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