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합동수사단’ 2년 새 628명 입건···피해 다시 늘자 활동 1년 연장

전현진 기자 2024. 7. 3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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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범죄 개념도. 합수단 제공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대응하기 위해 2년 전 출범한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합수단)이 범죄 피해가 증가 추세로 돌아설 위험이 있다고 보고 활동 기간을 1년 연장하기로 했다.

합수단은 31일 서울동부지검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지난 2년간 총 628명을 입건하고 총책 18명 등 201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합수단은 검찰·경찰·금융감독원·관세청·국세청·방송통신위원회 등 유관 부처가 참여해 2022년 7월 29일 서울동부지검에 설치한 범정부 차원의 합동 수사 조직으로 전문 인력 50여명이 근무 중이다.

관계 기관들이 함께 모여 있어 전화번호·금융계좌를 추적하거나 피해 계좌를 동결조치하고 압수수색이나 구속에 필요한 영장을 신속하게 청구하는 등 유기적인 협업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이날 브리핑에서 합수단은 해외 거점에서 전화를 거는 ‘콜센터 조직’과 발신번호 조작에 쓰이는 중계기 운영조직,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된 대포유심·대포통장 유통조직 등에 대한 집중적인 합동수사를 전개해왔다고 밝혔다. 그 결과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이 2021년 7744억원에서 2023년 4472억원으로 감소했다고 했다.

합수단은 ‘070’ 국제 전화번호를 ‘010’으로 조작하는 중계기와 대포유심 등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공급하는 다국적 중계기 유통조직 3곳을 적발해 태국과 러시아 등 출신의 조직원 53명을 구속했다. 조직폭력배와 은행원 등이 연루된 대규모 대포통장·대포유심 유통조직 8개도 적발해 총책 7명 등 총 44명을 구속했다.

보이스피싱범죄에 사용된 허위 공문서. 합수단은 실제 공공기관에서는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조사명령서 등 공문서를 발송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합수단 제공

합수단은 조직적인 비대면 사기범죄가 범행 단계별로 분업화·전문화되고 있으며 중소 규모의 조직이 난립하는 등 범죄의 다변화가 포착됐고, 범행 수법이 정보기술(IT) 발전을 따라 고도화되고 있어 보이스피싱 피해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합수단이 파악한 올해 상반기 피해 금액은 3242억원에 달했다.

합수단 관계자는 “스미싱(문자메시지 등을 통한 사기) 문자를 보내고 악성앱을 유포하는 등 범행 수법이 고도화되고 기망 방식도 주식·코인 투자 리딩방 유인과 로맨스 스캠(연애빙자사기) 등으로 급속히 다변화하고 있다”며 “조직적 비대면 사기 범죄가 진화·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완희 합수단장은 “수사기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발송한 것처럼 돼 있는 체포·구속영장과 수사개시통보서 등의 서류는 100% 가짜”라며 “이런 메시지를 받으면 ‘우편으로 출석요구서를 보내달라’고 답하고 연락을 끊어야 기관 사칭 사기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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