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앤락 추가매수도 지지부진 … 어피너티, 자진 상장폐지 계획 어쩌나
어피너티 락앤락 88.08% 보유
95% 상장폐지 요건 달성 요원
어피너티, 락앤락 투자로 재미 못봐
내년 말 인수금융 만기 도래 예정
상폐 후 배당·자산매각 나설듯
당초 어피너티는 올해 초만 해도 락앤락 지분 69.64%를 보유하고 있었다. 1·2차 공개매수를 통해 6월 12일까지 락앤락 보유지분을 86.38%까지 늘렸지만, 당초 공개매수를 통해 추진하려고 했던 자진상장폐지를 위해선 95% 지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어피너티는 9월 6일까지 공개매수가와 똑같은 주당 8750원에 락앤락 지분을 추가매수하겠다고 지난 6월 5일 공시했다. 소액주주가 NH투자증권을 통해 응모하면 되는 식이다.
한 달 반이 넘게 진행된 추가매수에 현재까지 응한 소액주주 지분은 1.7%에 불과하다.
어피너티의 락앤락 보유지분율은 현재 88.08%다. 최근 락앤락 일일 거래량이 총 주식수의 0.05% 미만인 것을 감안하면, 남은 5주 간의 추가매수 기간 동안 어피너티가 95%라는 상장폐지 요건을 달성하긴 힘든 상황이다.
속도감 있게 자진상폐를 추진했던 어피너티 입장에선 악재를 만난 셈이다.
소액주주들이 1·2차 공개매수에 이어 추가매수에도 응하지 않는 이유는 주당 공개매수 가격이 8750원으로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락앤락 소액주주 연대 카톡방 등에 따르면, 소액주주들은 조직적으로 모여서 협상단을 꾸리고 어피너티와 공개매수 가격과 관련해 협의할 예정이다. 협의가 잘 되지 않을 경우 소송까지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다만 어피너티는 소액주주와 협의에 응하지 않고, 총주식 3분의 2만 확보해도 소액주주 지분을 사들일 수 있는 포괄적 주식교환제도를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어피너티는 국내 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어피너티 입장에서 락앤락 투자는 ‘아픈 손’이다.
어피너티는 2017년 인수 당시 6293억원(주당 1만8000원)에 락앤락을 인수했다. 이후 이번 공개매수에 1150억원을 투입하게 된다. 어피너티 투자금액은 도합 7443억원에 달한다. 이 중 약 3000억원은 인수금융(대출)으로 조달했고 내년 말 만기가 도래한다.
락앤락의 지난해 매출액은 4847억6405만 원으로 전년 대비 7%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10억5706만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락앤락의 영업손실은 2005년 이후 18년 만이다.
2021년만 해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430억원과 325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실적이 뒷걸음질한 셈이다.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중국사업이 경기침체 여파로 부진한 탓이다.
어피너티가 그동안 공장 매각과 배당금 등을 통해 중간에 회수한 금액은 약 1000억원대에 불과하다. 이번에 어피너티가 공격적으로 락앤락 상장폐지에 나서는 이유는 이제 투자금을 회수할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당장 3000억원에 달하는 인수금융 만기가 내년 12월에 돌아온다.
어피너티가 지분 100%를 가지게 되면 배당금을 온전히 수령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락앤락의 이익잉여금은 4882억원이다. 이 중 실질적인 배당 재원으로 쓰일 수 있는 미처분이익잉여금은 4744억원이다.
아울러 락앤락은 중국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락앤락일용품소주유한공사 지분을 매각하기로 하고 원매자와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산 매각이 이뤄지면 현금을 확보한 뒤 재차 배당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같은 방침은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엑싯(투자금 회수)이 아니라, 배당·자산 매각 등을 통한 엑싯을 추구하는 것이어서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화섬식품노조 락앤락지회는 지난해 회사가 안성사업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15명을 해고한 것을 문제삼으며 회사에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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