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전 날씨에 파란색 '1'… 법원, MBC 징계 효력정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예방해야"

2월 27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기상캐스터가 당일 미세먼지 농도를 전하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 캡처

올해 4월 국회의원 선거(총선)를 한 달 여 앞두고 날씨예보에서 파란색으로 숫자 '1'을 표기해 특정 정당을 홍보했다는 이유로 MBC에 내려진 중징계의 효력이 잠정 중단됐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 이정희)는 MBC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상대로 낸 징계 집행정지 신청을 전날 인용했다. 이로써 방통위 처분 효력은 본안 사건 1심이 선고되는 날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된다. 재판부는 "처분으로 인해 신청인에게 발생할 수 있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당시 MBC가 날씨에서 파란색 숫자 1을 부각시킨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을 했다. 그럼에도 방통위가 설치한 심의기구인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는 올해 4월 4일 전체회의를 열고 MBC 뉴스데스크의 2월 27일자 방송분에 대해 최고 수위 법정 제재인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1까지 떨어졌다"고 말하는 기상캐스터 왼쪽에 파란색 3차원 그래픽 이미지로 숫자 1을 보여준 게 더불어민주당의 선거 기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였다.

이번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까지 MBC는 총 17건의 제재에 대해 낸 집행정지 신청에서 모두 인용 결정을 받아냈다. 22대 총선 선방위는 5월 10일 150일간의 활동을 종료하며 역대 최다인 30건의 징계를 확정 지었는데, 이 중 17건이 MBC를 상대로 한 것이었다. '미세먼지' 보도 외에도 '윤석열 대통령 장모 가석방'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의혹' '이종섭 전 국방장관 논란' 보도 등도 MBC에 대한 징계 사유로 포함됐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