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10조원 덜 걷혔다…2년 연속 '세수 펑크' 현실화
'법인세 쇼크' 등 영향으로 2년 연속 '세수펑크'가 현실화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지난해만큼 세금이 걷히더라도 올해 목표 대비 33조1000억원 규모의 세수 결손이 나타날 전망이다.
정부는 세수 진도율이 최근 5년 평균보다 크게 높거나 낮으면 내부적으로 세수 조기경보를 발령한다. 매년 3월(± 3%포인트)과 5월(± 5%포인트)이 조기경보 발령 기준월이다. 지난해에는 3월에 조기경보를 발령했고 올해는 5월에 발령 요건을 충족했다.
조기 경보 시스템이 가동되면 기재부는 내부적으로 세수추계를 다시 하고 세제실을 중심으로 실국간 협의를 거쳐 올해 세수 결손 상황을 감안한 예산 운용 대응방안 등을 수립한다.
기재부는 7~8월 국세 수입 추이를 추가로 들여다 보고 세수 재추계 결과 및 대책 등을 발표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국세는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약 10조원 덜 걷혔다. 7월부터 연말까지 지난해와 동일하게 세금이 들어오더라도 올해 목표 대비 33조1000억원 규모의 '세수 결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앞서 기재부는 56조원 규모의 세수 결손이 발생한 지난해에도 세수 재추계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기재부는 외국환평형기금을 동원하고 세계잉여금과 예산불용액 등을 활용해 세수 부족분을 충당했다.
올해도 지난해처럼 '기금 여유재원 활용'과 '불용'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줄곧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쳐왔기 때문이다.
윤수현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세수 재추계 결과 및 대책을 발표하는 것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세수결손이 자연불용과 간단한 자금 이체로 해결될 정도면 내부적으로 문제 없는 것으로 보고 있고 그 이상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과장은 "상반기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서 하반기에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한 기업들이 많이 늘었다"며 "역대 최대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회사가 늘어 근로소득세는 점점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이는 것도 세수에는 호재다. 4~5월부터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거래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주택거래에 따른 양도소득세는 보통 3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아울러 올해 들어 개선된 기업 실적이 8월 법인세 중간예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윤 과장은 다만 "상반기 법인세 감소분 규모가 커 하반기에 완전히 상쇄할 수준은 아닐 것 같다"며 "일부 상쇄할 텐데 어느 정도일지는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재부가 최근 발표한 '2024년 세법개정안'에 따른 세수감소 효과는 직전연도 대비로 계산하는 순액법 기준 5년간 4조3515억원 수준이다. 기준연도와 비교해 매년 세금이 얼마 늘어나는지 따지는 누적법 기준 세수 감소액은 5년간 18조3942억원이다.
올해 들어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지난 5월 말 누계 기준 74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COVID-19) 초창기였던 2020년(5월 누계 77조9000억원 적자) 이후 최대 적자 규모다.
정부는 조세정책이 세수에 미치는 영향은 전체적인 거시경제 상호작용을 고려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감세 정책으로 지속가능한 세수 기반을 확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세금을 깎아 주면서 당장의 세수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업들의 투자 확대→성장 및 일자리 확충→소득·소비 증가→근로소득세 및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 세수 증가'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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