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왕좌` 되찾은 삼성전자, 엔비디아 불확실성 해소되나

장우진 2024. 7. 3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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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특수' 탄 삼성
HBM3E 3분기 양산 공급 공식화
3개월 내 퀄테스트 통과 해석도
내년 생산량 4배 확대 계획 밝혀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의 하반기 양산을 공식화하면서 엔비디아에 대한 공급 불확실성이 해소될지 기대감이 높아진다. 삼성전자는 DS(반도체)부문 실적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내년 HBM 공급 물량은 올해의 두 배를 넘을 것으로 전망돼 '슈퍼 사이클'에 올라탈지 관심이 쏠린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31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HBM3E 8단 제품은 지난 분기 초 양산 램프업(생산량 확대)해 주요 고객사에 샘플 제공했다. 고객사 평가가 정상 진행 중으로 3분기 중 양산 공급이 본격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HBM3E 12단도 양산 램프업을 마치고 복수 고객사에 하반기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라도 덧붙였다.

김 부사장은 "HBM 퀄(품질) 테스트와 관련해서는 고객사와의 계약으로 해당 정보는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HBM3E의 공급 시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HBM3E 퀄 테스트 통과가 임박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복수의 고객사를 언급한 것도 엔비디아 외에 AMD 등의 대형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에 대한 공급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HBM3E가 2~4개월 내에 퀄 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도 이날 컨콜 전 낸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는 올 8~9월 엔비디아로부터 HBM3E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HBM3E 본격 양산의 직전 단계인 PRA 내부 절차를 완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을 시작했다.

김 부사장은 HBM이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내년엔 생산량을 올해의 4배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4세대 모델인) HBM3는 모든 주요 GPU 공급사에 양산을 확대하고 있다. 2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3배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 상반기에는 HBM3 내 12단의 판매 비중이 3분의 2 수준을 기록하는 등 HBM3E에서도 성숙 수준의 패키징을 구현했다"며 "HBM 내 HBM3E의 매출 비중은 3분기에 10% 중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4분기에는 60% 수준까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HBM3E의 본격적인 램프업과 캐파(생산 능력) 확대가 맞물리며 매출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매 분기 2배 내외 수준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3.5배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부사장은 또 "최근 업데이트된 생산·판매 계획을 보면 올해 HBM 비트 생산과 고객 협의 완료 물량은 전년 대비 4배 이상 확보했다"며 "내년에도 캐파 확보를 목표로 올해 대비 2배를 넘어서는 비트 공급량 확대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일부 고객사의 요청 물량이 계속 늘고 있다"며 "협의를 통해 해당 고객사와 공급 협의를 이어가면서 추가 생산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6세대 모델인 HBM4와 관련해서는 "내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며 "고객 맞춤 대응을 위해 복수의 고객사와 세부 스펙의 협의를 시작했다. HBM 경쟁력과 공급 역량을 기반으로 수요에 적기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사업도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송태중 파운드리사업부 상무는 이날 컨콜에서 "3나노 2세대 게이트올어라운드(GAA)는 웨어러블 제품을 중심으로 하반기 본격 양산할 예정이라며 "3나노 GAA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첫 번째 2나노 공정을 양산할 예정으로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 전력·성능·면적(PPA)을 개선한 2나노 공정을 2026년까지 준비하고, AI·HPC용 백사이드 공정을 2027년까지 준비할 것"이라며 "작년 대비 2028년까지 AI와 HPC 고객수를 4배, 매출은 9배 확대할 것"이라고 목표를 제시했다.

송 상무는 또 "AI 시장이 커지는 여건에서 메모리 사업부와 원팀으로 고대역 메모리, 파운드리 선단 공정, 첨단 패키징 기술이 통합된 솔루션을 개발 중"이라며 "고객사에 제품 설계에 필요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제품 경쟁력, 최적화된 공급망, 빠른 시장 출시 등의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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