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갈색박쥐, 나이 들어도 '쌩쌩한 청력'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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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포함한 거의 모든 포유류는 나이가 들면 청력이 자연스럽게 감퇴한다.
일부 박쥐 종은 나이가 들어도 청력이 젊었을 때만큼 유지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신시아 모스 미국 존스홉킨스대 심리학 및 뇌과학부 교수팀이 큰갈색박쥐(학명 Eptesicus fuscus)는 나이가 들어도 청력이 나빠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연구결과를 18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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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포함한 거의 모든 포유류는 나이가 들면 청력이 자연스럽게 감퇴한다. 일부 박쥐 종은 나이가 들어도 청력이 젊었을 때만큼 유지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인간의 청력 손실과 노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 새로운 치료법 등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시아 모스 미국 존스홉킨스대 심리학 및 뇌과학부 교수팀이 큰갈색박쥐(학명 Eptesicus fuscus)는 나이가 들어도 청력이 나빠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연구결과를 18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공개했다.
청각은 박쥐의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 박쥐 종 대부분은 초음파를 발사하고 반사되는 음파를 인식해 주변 장애물이나 먹이를 탐지하기 때문에 평생 청각에 의존한다. 포유류는 노화가 진행되며 일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력 손실이 일어나지만 나이가 든 박쥐의 청각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큰갈색박쥐는 비슷한 크기의 쥐보다 최대 5배까지 오래 살며 심지어 19살까지 산 사례도 있어 노화 연구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야생에서 큰갈색박쥐 23마리를 포획해 나이가 알려진 박쥐의 DNA와 비교해 나이를 파악했다. 평균 연령인 6살을 기준으로 두 그룹으로 나눴다. 가장 나이가 많은 박쥐는 12살이었다.
이어 박쥐 머리에 전극을 부착해 청력 검사를 실시했다. 음파가 청신경을 자극할 때 신경이 방출하는 전기 신호의 전압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나이와 관계없이 비슷한 청각 감도가 측정됐고 나이가 든 박쥐에서 청력 손실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인간은 달팽이관에서 소리를 신경 신호로 전환하는 유모세포(hair cell)가 죽는다. 이는 노화에 따른 청력 손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이 조사한 젊은 박쥐와 늙은 박쥐에서는 유모세포와 신경 분포 패턴이 비슷했다. 청각기관의 조직 수준에서도 노화 증거가 발견되지 않은 것이다.
모든 박쥐의 청력이 계속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이집트과일박쥐(학명 Rousettus aegyptiacus)는 노화에 따라 청력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이 박쥐는 먹이를 사냥할 때 청각보다 시각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큰갈색박쥐의 청각 시스템은 다른 모든 포유류의 청각 시스템과 근본적으로 동일하다"며 "연구결과가 인간의 청력 손실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를 높이고 새로운 치료법이나 장비에 관한 아이디어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101/2024.07.15.603592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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