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타 악몽 앞에 또 무너진 알드레드, 가을까지 갈 수 있나··· 남은 기회가 얼마 없다
또 두산이고, 또 우타자다. KIA 캠 알드레드가 30일 광주 두산전 4.1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두산은 지난달 8일 알드레드가 KBO 데뷔전때 만난 상대다. 3이닝 6실점으로 난타를 당했다. 한 달 보름여 만에 다시 만나 설욕을 별렀지만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두산 우타자들에게 집중 공략을 당했다. 최근 부진하던 양석환이 알드레드를 상대로는 홈런 포함 3타수 3안타를 때렸다. 허경민이 2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백업 포수 김기연도 2타점 2루타를 쳤다. 알드레드는 이날 마운드에 있는 동안 두산 우타자 6명에게 14타수 8안타를 허용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이날 경기 전부터 두산 우타자들을 걱정했다. 좌타자들이야 독특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각도 큰 스위퍼로 요리하고 있지만, 우타자들한테는 그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투·포심 구속이 약하다 보니 스위퍼까지 위력이 반감된다는 얘기였다. 이날 투심과 포심을 합쳐 빠른공 44개를 던졌다. 두 구종 모두 평균 구속 142㎞에 머물렀다.
알드레드는 이날까지 좌타자 상대로 극강이다. 피안타율이 0.150, 피OPS가 0.385에 그친다. 우타 상대로는 완전히 이야기가 달라진다. 스위치 히터를 포함해 우타 상대 피안타율이 0.284, 피OPS는 0.801까지 올라간다. 좌타자 상대로 하나도 맞지 않았던 홈런을 우타 상대로는 벌써 4개나 허용했다. 우타 라인이 강한 두산과 롯데 상대로 유독 약했던 게 우연이 아니다.
이날 경기 전 이 감독은 “(첫 등판 때) 두산전은 많이 긴장한 상태였다. 지금은 완전히 리그에 적응한 만큼 비교해서 체크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알드레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데 실패했다.
알드레드는 윌 크로우의 대체 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남은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 다음달 15일 등록 시한까지 신분을 전환하지 않으면 가을 무대에서 뛸 수 없다.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크로우가 사실상 시즌 아웃이라는 걸 생각하면 KIA의 선택지는 2개다. 알드레드를 계속 믿어볼 것인지, 아니면 아예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데려올 것인지다. 알드레드를 대체 선수로 영입했기 때문에 외국인 교체 한도 2회가 아직 그대로 남았다.
KIA는 이날까지 6경기 차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정규시즌 우승을 굳혀가는 분위기다. 그런 KIA의 목표는 결국 한국시리즈가 될 수밖에 없다. 좌우 상대 극단적인 편차의 알드레드를 한국시리즈 선발로 올릴 수 있느냐가 문제다. 윤영철, 이의리 등 이미 선발 여럿을 잃은 KIA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광주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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