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권순일 전 대법관 소환조사

정대연·강연주 기자 2024. 7. 3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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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50억 약속 그룹’의 명단. 박영수 전 특별검사,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검찰 출신 인사들과 권순일 전 대법관이 포함됐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권순일 전 대법관을 소환조사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이승학)는 이날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권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 3월 권 전 대법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지 4개월 만이다.

권 전 대법관은 대법관 임기가 끝난 뒤인 2020년 11월부터 2021년 9월 사이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 김만배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에 고문으로 재직하며 변호사 등록 없이 변호사로 활동한 혐의 등을 받는다. 권 전 대법관은 이 기간에 고문료로 총 1억5000만원을 받았다.

검찰은 이 고문료가 이른바 ‘재판 거래’ 의혹과 연관성이 있는지도 수사 중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20년 7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원심이 선고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파기하고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당시 대법관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나뉘었는데, ‘캐스팅보트’를 쥔 권 전 대법관은 무죄 의견을 냈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이 불거진 뒤 김씨가 이 전 대표에 대한 대법 선고를 전후해 여러 차례 권 전 대법관 집무실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졌다. 권 전 대법관이 이 판결의 대가로 화천대유 고문으로 영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사자들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3월 권 전 대법관의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할 당시 영장에 변호사법 위반 혐의만 적시했지만, 재판 거래 등 제기된 의혹 전반의 사실관계를 규명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권 전 대법관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2021년 11월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그는 대장동 개발업자들로부터 거액을 받거나 약속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50억 클럽’ 인사 6명 중 한 명이다.

검찰은 ‘50억 클럽’으로 거론된 인사 중 곽상도 전 의원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이미 기소했다. 홍선근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회장은 최근 소환조사를 받았다.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수남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서면조사가 이뤄졌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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