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끝 폭염 시작…작년 10명 숨진 경북은 ‘비상’

김현수 기자 2024. 7. 3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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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지방에 35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진 지난 20일 열화상 카메라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붉게 보인다. 열화상 카메라는 낮은 온도는 파랗게, 높은 온도는 붉게 나타난다. 조태형 기자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면서 경북도가 긴장감 속에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북지역에서는 지난해 야외 활동 중 폭염으로 목숨을 잃은 주민이 10명에 달했다.

3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질환감시체계 운영이 시작된 5월20일부터 9월30일까지 경북지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55명으로 이 중 4명이 숨졌다. 대부분 밭이나 비닐하우스에서 농업 활동을 하다가 온열질환을 앓은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경북도와 경북소방본부 등이 파악한 온열질환 사망자(5월20일~8월2일)는 10명에 이른다. 질병청은 폭염으로 쓰러졌어도 온열질환과의 인과관계가 불명확한 경우 일반 사망자로 분류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당시 한낮에 일하던 어르신들이 연이어 쓰러지거나 숨지면서 재난안전실장 등 간부들이 각각 지역을 맡아 순찰했다”며 “올해도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에서는 올해도 온열질환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 24일 상주시 모동면에 사는 60대 남성이 전날 밭일을 다녀온 뒤 고열에 시달리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질병청은 A씨를 올해 첫 경북지역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로 분류했다.

지난달 27일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가축 폐사도 잇따르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달 10일 이후 농가 69곳에서 돼지 2400여마리, 닭 4000여마리 등 6500여마리가 폭염으로 인해 폐사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경북도는 올해 역대급 폭염이 예고된 만큼 온열질환자 수가 증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해는 2018년이다. 당시 전국적으로 온열질환자는 4526명, 사망자는 48명 발생해 환자와 사망자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지난 27일 장마가 사실상 종료됐다고 밝혔다.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체감온도가 35도 내외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했다.

경북도는 지난 15일부터 폭염대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폭염 집중 대응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이·통장, 자율방재단 등으로 구성된 마을순찰대(2만4290명)·전담 사회복지사(259명)·생활지원사(3727명)·농업인 안전리더(61명) 등을 활용해 농·어업 종사자와 노동자 등을 살피고 있다.

경북연구원이 지난 5년간 경북의 폭염 피해 특성을 분석한 결과 농업 작업과 관련된 곳과 논밭(오후 1~2시), 실외 작업(오후 2~3시)에서 온열질환자가 많이 발생했다. 연령대는 50대 이상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 관계자는 “22개 시·군에 무더위쉼터 6097곳을 정비하고 다양한 폭염저감시설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며 “농업인들은 되도록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낮 시간대 작업을 중단하고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규칙적으로 물을 마셔 온열질환을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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