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세수 작년보다 10조 덜 걷혀…‘법인세 펑크’ 영향

법인세 16.1조 줄어…전년比 34.4% 급감
소득세 2000억원·부가세 5조6000억원↑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6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세수입은 168조60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9조9800억원(5.6%) 감소했다. ⓒ연합뉴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세수결손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세금이 전년보다도 10조원 덜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6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6월 국세수입은 168조60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9조9800억원(5.6%) 감소했다. 올해 누계 국세수입은 지난 3월 '마이너스'로 전환한 데 이어 감소폭을 키우면서 6월에 10조원에 육박했다. 6월 한 달간 걷힌 국세수입은 17조5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9000억원(4.7%) 줄어든 수준이다.

예산 대비 진도율은 45.9%를 기록했다. 연간 국세수입 예상치(367조3000억원)의 45%가량을 걷었다는 의미다.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결손이 발생한 작년(44.6%)보다는 1.3%포인트(p) 높다. 최근 5년 평균 진도율은 52.6%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가 국세수입 감소를 이끌었다. 법인세는 올해 들어 6월까지 30조7000억원 걷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조1000억원(34.4%) 급감했다. 작년 주요기업의 실적 악화와 더불어 금융지주회사와 중소기업들 납부 실적까지 좋지 않아 감소폭이 확대됐다.

반면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는 작년보다 소폭 늘어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6월까지 소득세 수입은 58조1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000억원(0.3%) 더 걷혔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소득세 증가, 취업자 수 증가 등으로 근로소득세 감소폭이 축소됐으나 종합소득세가 소폭 줄었다. 부가가치세는 올해 1∼6월 41조3000억원 걷혀 작년보다 5조6000억원(15.7%) 늘었다. 다만 1분기에 비해 2분기에는 증가폭이 둔화하는 흐름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증권거래세는 주식거래대금이 증가했지만 세율 인하 영향이 커지면서 작년보다 3000억원 덜 걷혔다. 관세는 수입이 감소하면서 2000억원 줄었고 교통·에너지·환경세와 상속·증여세 수입은 작년과 비슷했다.

정부는 하반기에는 세수 흐름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수현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상반기 기업 실적이 좋아짐에 따라 하반기에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한 기업들이 많이 늘어났다"며 "역대 최대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회사도 늘어 근로소득세는 점점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는 8월 법인세 중간예납도 양호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3월에 법인세 감소분 규모가 커 하반기에 완전히 상쇄할 수준은 아니라고 윤 과장은 덧붙였다. 

정부는 7∼8월 국세 수입을 추가로 들여다보고 올해의 세수 결손 규모와 재추계를 발표할지 조만간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