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부통령 후보 낙점 후 경합주 ‘쌍끌이’ 유세 예정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를 예약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다음주 초 자신과 짝을 이룰 부통령 후보를 지명하고 경합주 7곳을 돌며 ‘동반 유세’를 벌일 예정이다. 30일(현지시간) 발표된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근소하게 앞서는 결과가 나오는 등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날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하기 위한 호명투표 절차를 다음달 1~5일 온라인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전체 대의원 3923명 중 99%가 해리스 부통령을 호명투표 후보로 청원했다고 DNC는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이후 갑작스럽게 등판한 지 약 2주 만에 초고속으로 후보 지명 절차가 완료되는 것이다. 호명투표가 이변 없이 끝나면 해리스 부통령은 다음달 19~22일 시카고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후보 수락 연설을 하게 된다.
최대 관심사인 ‘러닝메이트’ 발표도 임박했다. 이날 해리스 캠프는 다음달 6일 필라델피아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그의 부통령 후보가 함께 유세에 나선다고 밝혔다. 둘은 이어서 서부 위스콘신과 미시간(디트로이트), 노스캐롤라이나(랠리), 조지아(서배너), 애리조나(피닉스), 네바다(라스베이거스)까지 7개 핵심 경합주를 모두 순회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당초 부통령 후보 지명 시한이었던 7일보다 일찍 부통령 후보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이르면 5일 부통령 후보가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필라델피아가 첫 동반 유세지라는 점에서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51)가 후보군 상위권에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해군 조종사 및 우주인 출신 마크 켈리 상원의원(애리조나·60), 보수 텃밭인 켄터키에서 압도적으로 당선된 앤디 베시어 주지사(46),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60)도 유력 후보로 검토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를 확정 짓자마자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가 나란히 경합주 유세에 나서는 것은 선거자금 모금이나 여론조사 등에서 나타나는 ‘해리스 바람’을 이어가려는 의도로 보인다.
블룸버그가 모닝컨설트에 의뢰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24~28일 등록 유권자 4973명 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7개 핵심 경합주 가운데 4곳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쳤다. 미시간은 11%포인트 차로 앞섰고 네바다, 애리조나, 위스콘신 등에서도 2%포인트로 앞섰다.
7개주를 합친 지지율로는 해리스 부통령이 48%, 트럼프 전 대통령이 47%로 나타났다. 이달 초 같은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7곳 중 5곳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세가 역전된 것이다. 이날 발표된 로이터의 전국 단위 조사에서도 해리스 부통령(43%)이 트럼프 전 대통령(42%)에게 우위를 보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조지아 애틀랜타에서 유세를 벌였다. 전체 인구의 약 30%가 흑인인 조지아에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 결집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9월 대선 TV 토론을 회피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할 말이 있으면 내 얼굴에 대고 말해라”라고 몰아붙였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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