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원 의대' 평가 계획에 대학 '불만'…"책임감 떨어지는 행정"

10% 이상 증원 대학, 6년간 매해 평가…평가 항목 51개로 '확대'
"학생 없는 데 어떻게 계획 제출…수업 정상화부터 돼야"

3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따른 주요변화평가 계획(안) 설명회'를 찾은 대학별 의대 관계자들이 안덕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2024.7.3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이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이 10% 이상 늘어나는 의대를 대상으로 향후 6년간 주요 변화 평가를 시행하겠다고 한 발표를 두고 대학의 불만과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31일 교육계에 따르면 10% 이상 정원이 늘어나는 30개 의과대학 관계자는 의평원의 '2024학년도 의학교육 평가인증 주요변화평가 계획(안)'에 대해 "혼란을 야기하는 부족한 행정"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앞서 의평원은 30일 2025학년도부터 △평가 항목 수 3배 이상 확대(15개→51개) △2025년 1월 말에서 올해 11월 말로 주요변화계획서 제출 기한 단축△기존에 1회 시행했던 평가를 향후 6년간 매해 시행(6회) 등을 골자로 하는 의대 평가안을 내놨다.

30개 의대는 신입생 입학으로부터 3개월 전인 11월 30일까지 의평원의 기준에 따라 학생·교원 수, 시설, 재정 조달 등이 반영된 주요변화 평가계획서를 제출하고 인증평가를 받아야 한다. 만약 인증받지 못하면 신입생 모집이 중단될 수 있다.

이를 두고 '의과대학 정상화를 위한 총장협의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의대생들이 학교로 돌아오지 않은 상황에서 11월까지 대체 무슨 계획을 작성하라는 것이냐"며 "학생들이 돌아와 학교 수업이 정상화가 되고 나서야 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어 홍 총장은 교수, 시설 등에 대해 계획을 제출하라는 의평원에 대해 "시대에 따라 중요한 (의료) 분야가 달라지는데, 어떻게 6년 앞을 바라보고 계획을 짜느냐"며 "6년간 교수 수와 시설 공간에 대한 계획을 내는 것도 난센스"라고 주장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의과대학 교수는 의평원의 발표가 "책임감이 떨어지는 부족한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신입생을 받기 전까지 남은 시간이 얼마 없는데, 의평원이 너무 굼뜨게 움직였다는 것이다.

그는 "200~300% 증원이 전례가 없는 만큼 의평원이 더 신속하게 계획을 발표해 발생할 혼란을 막았어야 했다"며 "만일 의평원으로부터 대학이 인증을 받지 못하거나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신입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의평원의 발표에 교육부도 유감의 뜻을 밝혔다. 교육부는 30일 " 평가 항목의 과도한 확대, 일정 단축 등으로 대학의 준비에 큰 부담이 된다"며 "국회 예산 일정과 대학의 회계연도 등을 고려할 때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평가에 반영할 수 없는 점 등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grow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