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8000명 쏟아진 개원가…“월급 300만원? 그 돈받고 누가 의사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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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수련을 재개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지원자가 극히 적은 가운데, 전문의 취득을 포기한 이들이 개원가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전문의를 못 딴 의사는) 쓰임이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길게 봤을 때는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병원으로 복귀하려는 전공의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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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이제 월 300∼400만원인 자리도 나온다. 그 돈 받고 의사할 사람은 없을 것.” (사직 전공의)
오는 9월 수련을 재개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지원자가 극히 적은 가운데, 전문의 취득을 포기한 이들이 개원가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개원가에서는 ‘의사 월급 반토막’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31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인턴과 레지던트를 모집하는 126개 의료기관은 이날 오후 5시 지원서 접수를 마감한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은 7645명인데, 지금까지는 지원한 전공의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사직 및 임용포기로 처리된 이탈 전공의 7648명이 개원가 등 의료시장으로 쏟아져나온다는 얘기다. 그러나 사직 전공의들은 수련을 마치지 못해 전문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의사들은 통상 인턴 1년과 레지던트 3∼4년 등 전공의 수련을 마쳐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다.
특히 사직 전공의 8000명이 한꺼번에 개원가로 쏟아진 상황이 이들의 구직난을 심화시키고 처우도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방에서 수련한 한 전공의는 “요양병원 등 어디든 취직하려는 사직 전공의들이 많다”며 페이닥터(병원에 고용된 의사) 시장으로 쏠리는 사직 전공의들의 상황을 전했다.
서울의 한 병원에서 사직 후 아르바이트 중인 한 전공의는 “페이(급여)가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많이 떨어졌다”며 “이제 월 300∼400만원인 자리도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 돈 받고 의사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피부·성형 등 미용 분야는 시장 포화 조짐도 보인다. 미용 분야로 진출하려는 한 사직 전공의는 “취업하는 사람들의 80%가량은 (수련병원으로) 돌아갈 사람으로 보고 서류에서 탈락시킨다고 들었다”며 “공급되는 인력이 많아 오래 일할 것 같은 사람 위주로 뽑는다더라”고 전했다.
이미 개원가에 진출한 선배 의사들도 적극적으로 전공의를 채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의 한 개원의는 “전공의들은 전문의가 아닌데, 병원에서는 과목별로 필요한 인력이 다 정해져 있다”며 전공의 채용이 어려운 이유를 밝혔다.
일가에선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전공의들도 등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공의는 “주변에 미국 의사 시험(USMLE)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다”며 “나도 여러 번 생각했고, 매달 관련 세미나들이 많이 열리는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상당수 전공의가 수련 현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전문의를 못 딴 의사는) 쓰임이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길게 봤을 때는 전문의가 되기 위해 수련병원으로 복귀하려는 전공의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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