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는 울고 또 울었다, 아무말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4년은 금방이다.[파리x비하인드]
올림픽 유도 경기가 펼쳐지는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의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길이는 입구부터 출구까지 50m가량 된다. 30일(현지시간) 오후 한국 취재진은 믹스트존 3분의 2지점에서 막 경기를 마친 김지수(24·경북도체육회)를 기다렸다. 63kg급 ‘다크호스’라는 평가를 받았던 세계랭킹 16위 김지수는 이날 거침없이 8강전까지 올랐다. 32강전에서 바르바라 티모(포르투갈)를 상대로 어깨누르기 한판승을 거뒀고, 16강전에서 무려 세계랭킹 1위 요아너 판 리샤우트(네덜란드)에게 빗당겨치기 절반승을 따냈다.
김지수는 그러나 8강전 카타리나 크리스토(크로아티아)와 연장 승부에서 안오금띄기에 당해 한판패 했고, 동메달 결정전 진출권이 걸린 패자부활전에선 루비애나 피오베사나(오스트리아)의 삼각조르기에 탭을 쳤다. 메달을 향한 여정을 마친 김지수는 아쉬운 마음에 한동안 매트를 떠나지 못하다가 눈물을 머금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믹스트존에 입장한 김지수는 출구 쪽으로 걸어가는 동안에도 고개를 들지 못했다. 취재진도 흐느끼며 지나가는 김지수를 차마 붙잡지 못했다. 김지수는 더는 사람이 없는 곳까지 걸어간 뒤에도 어깨를 들썩이며 훌쩍였다. 그의 뒷모습에선 깊은 아쉬움이 느껴졌다.
‘재일동포 3세’인 김지수는 일본 효고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유도 선수 출신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고교 졸업 후 한국에서 유도 선수 생활을 이어가던 중 2020년 재일동포 여자 유도 선수로는 처음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첫 올림픽이던 2020 도쿄에선 57kg급 16강전에서 탈락했고, 직후 손목 부상 여파로 오랜 시간 재활에 매진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뒤론 그간의 공백을 메우려고 더 지독하게 훈련했다. 그 결과 지난해 6월 2023 국제유도연맹(IFJ) 아스타나 그랜드슬램에서 우승하는 등 파죽지세로 파리 올림픽 출전권까지 따냈다.
꿈꾸던 메달을 따진 못했지만, 김지수는 개인 두 번째 올림픽에서 이전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그 과정에서 세계랭킹 1위도 잡았다. 패자부활전 등 도쿄 대회 때 해보지 못한 경험도 쌓았다. 달리 보면 파리는 김지수의 가능성을 확인한 대회다. 2028 LA 올림픽이 열리는 4년 뒤에도 2000년생인 김지수는 20대다.
파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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