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서 `한딸, 가딸` 질문만 세차례…조원진 "그 표현 쓰기 싫다"
與 지도부 교체 후 정책위의장 정점식 교체 논란에 유임 지지
'한딸·가딸이 鄭 공격' 질문 반복…趙 "韓 이름·외모로? 부적절"
"鄭, 韓에 도움될 사람…팬덤 매몰 안돼"
친박(親박근혜)·보수 원외정당인 우리공화당의 조원진 대표는 여당인 국민의힘 새 지도부 정책위원회 의장 인선에 관해 "정부·여당 입장을 조율해 삐걱거리는 소리가 안 나는게 좋겠다"고 충고했다. 이 과정에서 라디오 방송 진행자가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 지지세력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 강성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에 빗대어 '한딸', '가딸'로 지칭하는 질문을 반복했으나 그는 해당 표현에 선을 그었다.
조원진 대표는 31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거냐에 모든 언론이 집중해 있는데, 여소야대에서 입법 강행과 이재명의 민주당 1인 정당화에 어떻게 대처할 거냐가 여당 당대표로서 역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지난 24일에 이어 30일 만난 데 대해선 "국민이 보기엔 조금은 필요한 액션들을 하셨다"고 관계개선 신호로 평가했다.
유튜버로 이름을 알려온 진행자 배승희 변호사는 이어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만남이 '10분간'이었다고 언급하는 한편 "한동훈 지도부 내에서 정점식 정책위의장 교체론이 제기되고 있다. 친한(親한동훈)계부터 한 대표 지지자들까지 '한딸'이라고 나오기도 하는데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에 (개딸과 가발 루머를 섞은) '가딸'이라고, '가딸'들이 막 공격하고 있다 나오는데 정점식 의장 거취 어떻게 되는 건가"라고 물었다.
조 대표는 "검찰 당시엔 정점식 검사와 윤석열 검사 사이가 그렇게 원만하진 않았지만 이제 정치권에 들어오면서, 또 얼마 전 정 의장의 불행한 일(부인상)도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굉장히 윤 대통령과 가까워진 케이스"라며 "지금 한동훈 지지자 몇몇 사람들이 정 의장 그만두라고 얘기하는데 어제 윤-한 만남에서도 그런 얘기는 나왔을 거다. 윤 대통령 말대로 '두루두루 좀 쓰라'는 데 정 의장 얘기가 포함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보니까 굉장히 심도 있게 얘기들이 나왔을 거다. 지금 보면 방송 4법 문제가 이제 (민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 통과돼 있고 재의요구권을 어떻게 할 거냐, 노란봉투법 등 노동 관련 법들이 계속 올라오고 특검법이 계속 올라오기 때문에 정부 여당의 입장들을 좀 조율해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안 나는 게 좋겠다"며 "당에서 자기 목소리 내는 건 좋은데 입법 독재에 대응, 대야 투쟁하는 포석들은 하나로 가는 게 좋겠다"고 했다.
사실상 정 의장 유임론에 힘을 실은 것이다. '당내 분위기로 본다면 정 의장이 사퇴하겠나'란 물음엔 "정 의장은 개인이 아니라고 보면 된다"며 "본인은 여러 가지 어려운 일도 있었고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싶은데 그게 용산하고 맞물려 있어 오히려 정 의장이 윤한 갈등 우려를 조금은 조율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양쪽 다 잘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한 대표가 잘 활용하는 게 좋지않느냐 생각한다"고 유임론을 재차 시사했다.
그러자 배승희 변호사는 "한 대표의 정치력을 볼 수 있는 부분이 되겠다"고 평가한 한편 "민주당의 개딸이란 강성지지층, 그런데 한 대표의 강성지지층을 일컬어 '한딸' 박지원 의원은 '가딸'이라고 그러더라"라고 재차 물었다. 조 대표는 "한딸? 한동훈의 딸인가? 민주당은 표현을 개딸이라 하지만 자기들은 '개혁의 딸, 용자' 이렇게 얘기했잖나. 그런데 한동훈 이름을 불러 한딸 하는 모양은 좋지 않은 것 같다"며 동조하지 않았다.
배 변호사가 "'가딸'은요?"라고 세번째로 묻자 조 대표는 "박 의원이 얘기했던 그런 '가딸'의 표현을 저는 쓰기 싫은데, 원로가 되면 원로 역할을 하지 뭐 개인의 어떤 외모에 비춰 얘기하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문재인 정권 국가정보원장을 역임한 박 의원은 지난 28일 페이스북 글에서 "민주당 개딸을 공격하던 한동훈 댓글팀 가딸들이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유임설을 공격?"이라며 민주당 '용팔이' 뒤를 이어 국민의힘이 '가팔이' 폭력전당대회를 치렀다고 꼬집었다.
배 변호사는 '이런 강성지지층의 움직임 어떻게 보시냐'며 한 대표 지지층을 네번째로 겨눴고 조 대표는 "문재인 정권 때 소위 '국민 중심'으로, 민중민주주의로 가겠다던 게 지금 팬덤 현상과 맞물려 있다"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때, 경선 후보 때 우려한 부분이 동료시민이란 표현을 쓰는데 그건 좌파들이 민중민주주의 국회를 기본 제도권을 무력화시키고 국민과 직접 대화하겠다, 이재명의 얘기나 문재인 전 대통령 얘기나 똑같은 얘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 부분들을 쉽게 사용하는 한 대표를 보면서 좀 걱정된다. 보수 정권은 제도권 내에 테두리를 많이 벗어나면 안 되는 것"이라며 "지금 정부 여당에서 그러는데 '똑같은 현상이 민주당에 개딸이 있듯이 한동훈의 한딸이 있다'(면) 결코 보수정당으로서는 옳지 않다. 팬덤 정치란 건 시대의 조류이지만 거기에 매몰돼 살 수 없을 정당, 국회 시스템도 당정관계도 그쪽에 매몰돼 있으면 잊혀져버린다. 자신만 좋아해주는 얘기만 자꾸 듣게 된다"고 우려했다.
뒤이은 '강성지지층들이 사퇴하라는 정 의장이 윤·한 가교 역할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란 질문에 조 대표는 "정 의장은 검사 출신으로 두사람을 너무 잘 안다. 정책이란 건 당에서 만들어도 정부가 수용하지 않으면 힘들고 당이 정책 만들 때 조율해야되는데"라며 "굳이 한동훈 팬덤, 강성들이 정 의장을 '한번 더 생각하면 한 대표한테 도움이 될 사람인데 왜 저러지' 저는 그렇게 본다"고 했다. 당정 간 양보가 있어야 한다며 "자꾸 언론에선 윤한 갈등만 부추긴다"고 평하기도 했다.
한편 조 대표는 대통령실이 폐지했던 영부인 보좌 전담 제2부속실 부활에 관해 "김건희 여사께서 본인은 아니라고 얘기하지만 아무튼 국민은 우려가 많고 또 윤 대통령이 잘됐으면 좋겠단 국민들은 더 우려가 많다. 제도권 안으로 나름대로 김 여사께 여러 가지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들을 방어할 수 있는, 미리 대비할 수 있는 부속실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며 "김 여사께선 (향후) 2년10개월 동안 외부적인 행보보단 내조에 집중하는 행보가 필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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