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로켓배송’ 노동자 유족, 산재 신청…“이제라도 사과해야”

지난 5월 28일 쿠팡 ‘로켓배송’ 기사로 일하다 숨진 41살 고 정슬기 씨 유족들이 산업재해를 신청했습니다.

고 정슬기 씨 유족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오늘(31일) 서울 중구 근로복지공단 서울지역본부에서 산재 신청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들은 “정 씨는 새벽 시간 하루 100km가 넘는 거리를 오가며 3회전 배송을 했고, 아침 7시까지 배송하지 못하면 이곳에서 일하지 못한다는 강박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결국 과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정 씨의 업무시간은 산재 기준에 따라 야간 할증 시 사고 4주 전 평균 78시간 26분, 사고 12주 전 평균 74시간 39분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과로사 산재 기준은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60시간, 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인데, 정 씨의 업무시간이 이를 크게 넘어섰다는 겁니다.

정 씨의 아버지 정금석 씨는 “오늘까지도 사과도 하지 않는 기업의 횡포 앞에서 유족들은 분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며 “쿠팡의 대리점주는 아들의 경우 산재보험을 받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합의를 회유하고 산재신청을 방해하기까지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들의) 네 아이를 바라보면 이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며 “오늘 저는 아들의 산재보험을 신청하며 마지막 소망을 가져본다. 산재보험이 우리 아이들에게 삶의 젖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제라도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며 “이 땅에서 저의 아들과 같은 억울한 노동자들의 죽음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간절히 호소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 5월 28일 쿠팡CLS 대리점의 로켓배송 기사로 일하던 정 씨는 심실세동·심근경색 의증으로 숨졌습니다.

정 씨는 원청인 쿠팡CLS 직원이 배송을 독촉하자 “개처럼 뛰고 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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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경 기자 (60@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