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생긴 게 문제?'…통영 사량도 병원선 진료 9월부터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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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편이 좋지 않아 병원까지 가기 힘든 경남 통영시 사량면 주민들의 든든한 발이 돼 줬던 경남도 병원선이 50년 만에 사량면에 한해 순회 진료를 중단한다.
사량면에 약국이 생겨 의약분업 예외 지역에서 제외된 탓인데 주민을 위해 생긴 약국이 오히려 주민에게 불편을 주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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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교통편이 좋지 않아 병원까지 가기 힘든 경남 통영시 사량면 주민들의 든든한 발이 돼 줬던 경남도 병원선이 50년 만에 사량면에 한해 순회 진료를 중단한다.
사량면에 약국이 생겨 의약분업 예외 지역에서 제외된 탓인데 주민을 위해 생긴 약국이 오히려 주민에게 불편을 주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경남도는 오는 9월부터 사량면 병원선 순회진료를 중단한다고 31일 밝혔다.
병원선은 섬 지역 주민과 해상 어민 등 의료 사각지대 주민들 보건 향상을 위해 섬과 해안을 순회한다. 경남을 비롯해 전남, 인천, 충남 등에서 운영 중이다.
경남 병원선은 1973년 첫 출항 이후 통영과 거제, 남해 등 7개 시·군 51개 섬마을을 순회하며 주민 건강을 보살피고 있다.
섬이 많은 통영지역이 전체 운항의 약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5월 26일부로 사량면이 의약분업 예외 지역에서 지정 취소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의약분업 예외 지역은 의료기관이나 약국이 없는 도서 지역, 의료기관과 약국이 실거리 1㎞ 이상 떨어져 있는 등 함께 이용하기 어려운 도서 지역 등에 한해 약사가 의사 처방전 없이도 의약품을 조제할 수 있는 지역을 말한다.
사량면은 그동안 이러한 예외 지역에 지정돼 주민들은 사량면 보건지소에서 진료와 약 조제를 동시에 받아왔다.
사량면을 순회하는 병원선 역시 이를 동시에 해줄 수 있었다.
특히 사량면은 보건지소까지 가는 버스가 두 시간마다 다니는 등 왕복 4시간 정도가 걸려 섬 주민들 대다수는 병원선에 의지해왔다.
지난달 기준 사량면 전체 인구 1천359명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694명으로 51%를 차지할 만큼 노인이 많아 더욱 요긴했다.
하지만 주민을 위해 약국이 생기면서 사량면이 의약분업 예외 지역에서 제외되는 계기가 됐다.
지난 2월 말 사량면 보건지소와 약 500m 떨어진 곳에 약국이 들어서면서 의약분업 예외 지역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게 됐다.
이에 따라 사량면을 오가는 병원선도 더 이상 약 처방을 할 수 없게 됐고 단순 진료만 가능한 상황에서는 병원선을 운영할 실익이 적어 운영을 중단하게 됐다.
당초 약국이 들어와 좋아했던 주민들은 이후 이어진 여파로 안타까움을 표한다.
사량면 주민 이상규(51)씨는 "처음에는 약국이 생긴다고 해 주민들도 환영했지만, 나중에 규정상 이유로 병원선이 못 들어오게 된다고 해 난감한 상황이 됐다"며 "의료기관까지 가기 힘든 섬이라는 특수한 여건에서 받던 최소한의 의료혜택마저 사라지게 돼 주민 생활이 위협받게 됐다"고 말했다.
경남도 역시 주민 불편에 공감하면서도 규정에 따른 조치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병원선이 사량면에 가더라도 주민들에게 필요한 약 조제는 물론 처방전도 줄 수 없게 돼 사실상 병원선이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라며 "약국을 연 약사도 해법을 찾고 있지만 법 규정에 막혀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통영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김혜경 시의원은 "사량면 주민 대다수가 노인분들이라 거동도 불편한 상황에서 이 더위에 먼 길을 오가야 하는 불편이 크다"며 "병원선 운영 취지에 맞게 유연한 법 적용과 후속 조치가 잇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l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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