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에… ‘손품’ 고추농사 줄고 ‘기계화’ 사과 늘어

박천학 기자 2024. 7. 3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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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고령화가 작물 재배 지도를 바꾸고 있다.

고추와 마늘 등 일손이 많이 필요한 작물 재배면적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사과, 떪은 감 등 첨단화·기계화 영농이 추진되는 작물 재배면적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주요 작물 중 고추는 2000년 8만130㏊에서 2022년 3만3527㏊, 마늘은 같은 기간 4만4941㏊에서 2만2362㏊, 참외는 1만203㏊에서 4686㏊ 등으로 재배면적이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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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라지는 작물 재배지도
마늘·참외·배 등 재배면적 급감
노동력 필요한데 일손은 태부족
첨단영농 복숭아·떫은감은 증가
스마트농법·자동화작업 확대 덕

영양=박천학·울산=곽시열 기자, 전국종합

저출산 고령화가 작물 재배 지도를 바꾸고 있다. 고추와 마늘 등 일손이 많이 필요한 작물 재배면적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사과, 떪은 감 등 첨단화·기계화 영농이 추진되는 작물 재배면적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주요 작물 중 고추는 2000년 8만130㏊에서 2022년 3만3527㏊, 마늘은 같은 기간 4만4941㏊에서 2만2362㏊, 참외는 1만203㏊에서 4686㏊ 등으로 재배면적이 급감했다. 배 역시 같은 기간 2만6206㏊에서 9680㏊로 크게 줄었다.

반면 기계화 영농이 도입돼 상대적으로 일손이 덜한 사과는 같은 기간 2만9063㏊에서 3만4603㏊, 복숭아는 1만3876㏊에서 2만314㏊, 떫은 감은 7377㏊에서 1만2788㏊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작물 재배면적 변화는 이상기후와 병해충의 영향도 있지만 심각한 농촌 고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게 지방자치단체들의 설명이다. 고추 주산지인 경북 영양군의 경우 외국인 계절근로자 유입에도 불구하고 일손 부족 현상은 매년 되풀이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고추 재배면적은 2000년 2135㏊에서 2023년 1291㏊로 감소했다. 주민 1만5000명이 사는 영양군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비율은 42%다. 마늘 주산지인 의성군도 마늘 재배면적이 2000년 1698㏊에서 올해 1028㏊로 감소하는 등 사정은 마찬가지다. 마늘은 접마늘(100개 단위)로 묶어 출하하려면 수확, 건조, 선별 등 과정에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다. 의성군 관계자는 “마늘 재배농가의 60세 이상 고령농과 영세농 비율이 81%나 되는데 일손은 갈수록 부족해 마늘 산업이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 주산지인 울산시도 배 재배면적이 2000년 1535㏊에서 지난해 591㏊로 급감했다.

이와 달리, 곶감 주산지인 경남 산청군의 떪은 감 재배면적은 2006년 620㏊에서 2023년 852ha로 증가했다. 산청군 관계자는 “외국인 인력(감 따기) 공급을 비롯해 곶감 깎는 기계 등 자동화 사업 보급이 10년 넘게 지속해서 추진된 게 재배면적이 증가하는 이유”라고 풀이했다. 또 사과의 경우 경북과 강원 등 사과 재배지 지자체마다 일손이 적게 드는 개량형 사과나무와 스마트농법, 기계화 작업 보급을 확대하면서 재배면적이 늘어나고 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일손이 많이 드는 작물 재배에도 첨단 기계 영농을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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