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보려면 돈부터 내라는 집주인...반포 50억·하남 14억 신고가

2024. 7. 3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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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3구 → 성동 → 하남 강세 흐름
서초구 곳곳 신고가, 17주째 올라
하왕십리등 거래많은 단지 상위권
“매도자가 호가 결정하는 시장”
최근 집값 과열 흐름은 서울과 경기도 핵심지의 신축단지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강남3구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쏟아지고 있으며, 강북의 성동구는 물론, 위례, 미사 등 신축 아파트가 집중된 하남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성동구 일대 아파트 모습 임세준 기자

#.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몇 달째 갈아타기 매물을 찾던 중, 서울 성동구 옥수동 한 대단지 매물을 보려 부동산에 연락했다. 그런데 부동산에서는 “현재 호가에 집을 사려면 계약금부터 넣어야 집주인이 집을 보여줄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집값 회복세 속 찾아오는 사람은 늘다 보니, 집주인이 아예 집도 안 보여준단 것이다. 김씨는 “부동산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체감했다”고 토로했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값과 거래량이 살아나면서 시장이 확연히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곳곳에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으며, 서울을 넘어 경기도 핵심지 등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번지는 모습이다.

주택 가격 상승의 시발점이 되고 있는 강남권은 연일 신고가가 쏟아지고 있다. 신축 아파트가 즐비해 상급지 지위를 확고히한 반포 지역의 강세 흐름이 뚜렷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국민평형(전용 84㎡)이 50억 원에 거래됐다. 이는 국평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가다. 지난해 6월 같은 면적이 36억 원대에 거래된 걸 고려하면 1년 만에 약 14억 원 오른 셈이다. 반포 원조 대장주로 꼽히는 ‘반포자이’ 국민평형(전용 84㎡)도 지난달 29일 39억5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타입의 직전 거래가는 같은달 27일 35억원이었는데, 불과 이틀 만에 4억5000만원이 뛴 것이다. 해당 타입 거래가 추이를 보면 올해 2월 말 31억6000만원→3월 말 33억3000만원→6월 초 34억2000만원 등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반포자이 내 소형, 대형 면적 타입 또한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전용 59㎡는 지난 4일 29억원, 전용 165㎡는 지난 3일 58억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인근 ‘반포래미안아이파크’ 전용 84㎡ 또한 지난달 27일 신고가 33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서초 일대에선 부촌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 반포 외 지역에서도 신고가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초동 ‘래미안리더스원’ 전용 59㎡는 지난달 29일 신고가 25억원에 거래돼 3.3㎡당 거래가 1억원을 돌파했고, 방배동 ‘방배래미안아트힐’ 전용 163㎡는 지난달 29일 23억500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해 신고가를 새로 썼다.

고급 주상복합 후광 효과로 강북의 신흥 부촌으로 급부상한 성동구 또한 마찬가지다. 성동구는 7월 넷째 주(22일 기준) 성동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52% 올랐는데, 이는 강남구(0.56%)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앞서 7월 셋째 주에는 전주 대비 0.6% 오르며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강북권에서는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진 셈으로, 특히 금호·하왕십리동 등의 역세권 위주로 매수세가 불붙는 분위기다. 실제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이날까지 약 3개월간 서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아파트 상위권에는 강동·송파구 초대형 단지뿐만 아니라 성동구 내 단지들도 포함됐다. 상위 20개 단지 중 하왕십리동 ‘센트라스’(65건)는 9위, 금호동 ‘e편한세상 금호파크힐스’(57건)는 12위, 행당동 ‘행당한진타운’(52건)은 20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신고가 거래도 이어졌다. 센트라스 전용 59㎡는 이달 6일 최고가인 14억85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 전용 115㎡도 이달 3일 24억6000만원(13층)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성동구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장마철인데도 방문하거나 문의하는 30~40대 손님이 많다”며 “상승 거래 가격이 찍히니 호가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핵심지의 이같은 과열 분위기는 경기도 핵심지로까지 번지고 있다. 위례·미사 등 신축아파트가 많은 하남 일대 아파트들에서도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신고 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시 학암동 힐스테이트센트럴위례 9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10일 신고가 13억원에 손바뀜됐다. 같은 아파트 102㎡도 지난 5월 14억25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해당면적이 14억원이 넘은 가격에 거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힐스테이트센트럴위례는 2021년 준공돼 올해로 준공 4년차를 맞이한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14억원대에도 비싸다며 거절하던 매수자들이 서울에서 가격이 오른다고 하니 14억원 후반, 15억원에도 거래를 성사시켰다”면서 “매도자들이 호가를 결정하고 결국 매수자들이 끌려온다. 매도자 우위 시장임에 틀림없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올리는 분위기가 지표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며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면서 과열 초입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서영상·고은결·신혜원 기자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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