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첫 출근 이진숙 "목숨 걸고 전장 누볐다, 공영방송 공정성 재정립할 것"
"이동관 김홍일 전임 위원장들 큰 희생"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31일 임명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전 30년 넘게 방송사에서 일했던 방송인으로, 방송을 사랑했고 전쟁의 실상을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알리고자 목숨 걸고 전장 누빈 언론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살았다”고 운을 뗐다.
방통위는 통상 기자들에게 방통위 일정을 사전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주는데 이진숙 위원장 취임식은 공지하지 않다가 1시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지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그런데 지금은 언론이 공기로서 역할 다 못한다는 평가가 있다. 특히 건전한 공론장이 돼야 할 공영방송이 바로 그런 비판의 중심에 서 있다”며 “사회적 공기인 공영방송과 미디어의 공영성 공정성 재정립해 국민 신뢰 회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공영방송의 공영성과 공정성 재정립을 위해 하루빨리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을 조속히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방통위원장으로서 공영방송이 공정 보도할 기반 만들기 위해 공영방송 공공성 공정성 확보 위한 이사회 구성을 조속히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숙 위원장은 수신료 분리징수와 포털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 위원장은 “또한 공영방송 수신료 분리징수제도가 원활히 정착될 수 있게 적극 지원하는 한편, 국민 신뢰 제고 위해 수신료 사용 내역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게 하는 등 공적 재원 투명성 방안 마련하겠다. 더불어 포털이 뉴스 매개자로서 본연 기능 충실하도록 최소한의 공적 책임 부여하고 다양하고 균형 있는 여론 형성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 신뢰성 투명성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취임식 현장에 자신들이 정해놓은 매체 기자만 들여보냈다. 방통위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취임식이 열리는 방통위 청사 4층에 오지 말라고도 당부했다.
다음은 취임사 전문.
방통위 직원 여러분. 대한민국 방송통신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여러분과 함께하게 돼 영광이다. 그동안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방송통신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주시고 한여름 폭염 속에서도 인사청문회 준비에 만전을 기해주신 직원 여러분의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여러분의 도움으로 이제 저도 방송통신위원회 가족의 일원이 됐으니 이곳에서 여러분과 기쁜 일이든 어려운 일이든 함께하겠다.
오늘 저는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불과 1년이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에 두 분의 전임 위원장님이 자리를 떠나야 했기 때문이다. 정치적 탄핵을 앞두고 방송과 통신 정책이 중단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두 분의 큰 희생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두 분의 전임 위원장의 희생과 여러분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위원장으로서 방통위에 부여된 책무를 최선을 다해 성실히 이행하겠다.
방통위 직원 여러분, 방통위 설치법은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및 공익성을 높여 국민의 권익 보호와 공공복리 증진에 이바지함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에 결코 녹록지 않은 현실에 직면해 있다. 제4부라 불리는 언론은 말 그대로 공기다. 공적인 그릇으로 우리 삶에 필수적 요소다. 전 30년 넘게 방송사에서 일했던 방송인으로, 방송을 사랑했고 전쟁의 실상을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알리고자 목숨을 걸고 전장을 누빈 언론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살았다. 그런데 지금은 언론이 공기로서 역할 다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건전한 공론장이 돼야 할 공영방송이 바로 그런 비판의 중심에 서 있다.
건전한 교류와 소통의 장으로서 기능해야 할 플랫폼도 거대 포털 사업자의 알고리즘 공정성 논란으로 신뢰성이 금 가고 있다. 산업 측면에서도 국내 미디어 산업은 지난 몇년간 한류로 대표되는 K 미디어 콘텐츠의 눈부신 성장을 이뤘지만 글로벌 사업자와의 치열한 경쟁 속에 경쟁력을 상실해 생존이 위태로울 뿐 아니라 국내 산업 전반의 성장 동력이 약화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의 급격한 성장 이면에 불법 유해 정보 확산으로 건전한 미디어 생태계가 위협받는 등 역기능이 나타나고 최근 주식리딩방 악성문자 등 스팸으로 인한 이용자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장애인 소외계층 미디어 이용 불편 문제도 지속적인 개선을 필요로 한다. 저는 이런 현안들 해결하기 위해 다음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
1. 사회적 공기인 공영방송과 미디어의 공영성 공정성을 재정립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 방통위원장으로서 공영방송이 공정 보도할 기반을 만들기 위해 공영방송의 공공성,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이사회 구성을 조속히 완료하겠다. 또한 공영방송 수신료 분리징수제도가 원활히 정착될수있게 적극 지원하는 한편, 국민 신뢰 제고를 위해 수신료 사용 내역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게 하는 등 공적재원 투명성 방안을 마련하겠다. 더불어 포털이 뉴스 매개자로서 본연 기능 충실하도록 최소한의 공적 책임을 부여하고 다양하고 균형있는 여론 형성을 도모하게 제도를 마련해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도록 하겠다.
2. 대한민국이 글로벌 미디어 강국으로 도약하도록 미디어 콘텐츠 혁신 성장의 기반 마련하겠다. 미디어 산업 전반에 자리한 소유 겸영 광고 편성 등과 관련된 낡은 규제를 과감히 혁파해 국내 미디어 기업들이 글로벌 사업자들과 경쟁할 역량을 키우게 해 산업 자율성과 혁신성을 제고하겠다. 또한 그동안 방송법, IPTV법, 전기통신사업법 등 분산된 미디어규율 체계를 정비해 신·구 미디어를 포괄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통합미디어법제를 마련하겠다. K미디어콘텐츠가 세계로 뻗게 해외진출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OTT 이용 행태와 규제 현황을 분석해 국내 기업 진출을 지원하는 등 국내 기업 글로벌화를 추진하겠다.
3. 디지털 미디어 동행 사회 구현을 위해 미디어 복지 사회를 실현하겠다. 디지털 신산업의 자율성을 제고하면서 동시에 이용자 불편이 발생하지 않게 자율 규제를 원칙으로 하되 이용자 불편 사항 점검하고 이익 저해 등에 적극 대응하겠다. 또한 인공지능이 일상화됨에 따라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개발 환경을 마련하고 인공지능 서비스의 잠재적 위협 등 부작용으로부터 이용자 보호를 위한 인공지능서비스 이용자 보호 법률을 추진하겠다. 불법 스팸, 유해정보 등 이용자 이익을 저해하는 불법 행위에 엄정 대응하는 한편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방통 미디어의 혜택을 향유하게 소외계층에 미디어 복지 격차를 해소해 미디어 동행 사회를 구현하겠다.
방송통신위원회 직원 여러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머릿속에 아무리 좋은 생각이 있어도 행동으로 안 옮기면 소용없다. 물에 빠지는 게 두려워 버둥대지 않으면 평생 강을 건널 수 없다. 그만큼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 국내 방송통신 미디어 시장은 어느 때보다 격동의 시기 직면했다. 급변하는 기술 발전과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방송통신, 미디어의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격변하는 시기지만 현장의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고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방통위가 국정 목표에 부응하는 정책과 성과를 내고 국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기관이 되게 최선 다하겠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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