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인하’ 죽어가던 상권 살렸다…‘호남 대표’ 광주 충장동 공실 대폭 줄어
한때 ‘호남 최대 상권’으로 불렸으나 비싼 임대료와 도심 공동화 현상 등이 맞물리며 침체를 겪던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권 회복을 위한 임대료 인하에 동참하는 건물주가 늘면서 공실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3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충장로와 인근 금남로 일원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올해 2분기 기준 25.3%다. 지난 1분기 정점을 찍었던 31%에서 4개월 만에 5.7%p 감소했다. 이는 2022년 1분기 24% 이래 가장 낮은 공실률이다.
충장로는 과거 호남지역 최고의 번화가이자 대표 상권으로 오랜 기간 호황을 누렸다. 많은 시민이 찾는 만큼 임대료 역시 광주에서 가장 비쌌다. 충장로 중심에 있는 충장우체국 주변에 있는 점포는 165㎡(50평) 규모를 기준으로 월 임대료만 적게는 2000만원에서 많게는 25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충장로는 2010년 중반부터 소비 트렌드 변화와 도심 공동화 현상 등으로 부침을 겪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경기가 악화하고 비싼 임대료까지 겹치면서 점포 3곳 중 1곳이 문을 닫을 정도로 상권이 악화했다.
공실이 빠르게 줄어든 것은 임대료 인하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충장로 건물주 20여명은 올해 들어 적게는 30%, 많게는 절반(50%)까지 임대료를 각각 인하했다고 한다. 임대료가 인하된 공실은 빠르게 신규 점포들이 입점했다. 이런 변화는 이 일대 건물주를 상대로 수년간 설득을 이어온 상인회의 노력이 컸다.
정일성 충장1·2·3가 상인회장(공인중개사)은 “충장로를 되살려야 한다는데 건물주와 상인 모두가 공감하고 힘을 모은 결과”라며 “이들 외에도 접촉하고 있는 건물주 약 70% 정도가 임대료 인하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만큼 충장로가 옛 명성을 찾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건물주들의 임대료 인하 결정과 함께 충장로 활성화를 위해 추진되고 있는 100억원 규모의 상권 르네상스 사업이 시너지를 내는 것 같다”며 “충장로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에 맞춰 상권 활성화를 위한 더 다양한 사업을 고민하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빗속에 모인 시민들···‘윤석열 퇴진·김건희 특검’ 촉구 대규모 집회
- 트럼프에 올라탄 머스크의 ‘우주 질주’…인류에게 약일까 독일까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사라진 돌잔치 대신인가?…‘젠더리빌’ 파티 유행
- “나도 있다”…‘이재명 대 한동훈’ 구도 흔드는 경쟁자들
- 제주 제2공항 수천 필지 들여다보니…짙게 드리워진 투기의 그림자
- 말로는 탈북자 위한다며…‘북 가족 송금’은 수사해놓고 왜 나 몰라라
- 경기 안산 6층 상가 건물서 화재…모텔 투숙객 등 52명 구조
- [산업이지] 한국에서 이런 게임이? 지스타에서 읽은 트렌드
- [주간경향이 만난 초선] (10)“이재명 방탄? 민주당은 항상 민생이 최우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