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에 중국 상인들도 뿔났다…“불공정거래” 주장하며 항의 시위

박은하 기자 2024. 7. 3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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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테무 모기업 사무실에 수백명 집결
품질 관리·AS 명목 벌금 “가혹하다” 시위

중국 쇼핑 플랫폼인 테무에 상품을 공급하는 판매자들이 환불 정책에 따른 부담을 부당하게 떠안고 있다고 항의하며 테무 모기업 본사에서 시위를 벌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9일 수십 명의 시위대가 광저우에 있는 테무와 모회사 핀둬둬(PDD홀딩스) 사무실을 급습해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중국 매체 소후재경은 항의 시위에 참여한 중소 공급업체는 약 2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중국 매체 ‘이 매거진’은 80명이 PDD홀딩스 사무실에 진입했지만 경찰이 개입하자 떠났다고 보도했다.

PDD홀딩스는 30일 성명을 내고 분쟁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PDD홀딩스는 “공급업체들이 광저우에 있는 테무 물류 계열사 사무실에 모여 테무의 품질 관리 규정과 애프터서비스(AS) 처리 문제에 불만을 품고 상당 금액을 분쟁을 벌였다”며 “그들은 판매자 계약에 명시된 정상적인 중재 및 법적 채널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기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29일 시위는 언급되지 않았다.

중국 공급업체들은 테무가 고객이 불만을 제기하거나 환불을 요청할 경우 엄청난 벌금을 부과하고 상품 대금 지급을 보류하는 등 가혹한 조건을 내걸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에는 불참한 광저우의 한 상인은 “지난해 테무에서 4000만위안(76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고객 불만과 환불로 300만 위안(5억7000만원)을 공제했고 거의 모든 수익이 날아갔다”며 자신들을 테무 정책의 “피해자”로 여겼다고 SCMP가 전했다.

그는 판매 후 문제가 발생하면 테무는 고객에게 환불하고 제품을 보관한 다음 판매업체에 2배 이상의 벌금을 물린다고 전했다.

또 다른 상인은 약 80만 위안 상당의 제품을 판매했지만 벌금과 환불을 위해 약 30만 위안을 테무측에서 지급을 보류했다고 말했다. 그는 테무가 제품 가격의 최대 5배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선전의 한 휴대전화 판매자는 테무를 통한 판매로 벌금을 물면서 약 8만 달러(약 1억 3800만 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테무가 판매자에게 제품 판매 가치의 최대 5배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번 시위는 중국 쇼핑 플랫폼을 둘러싼 논란이 중국 안팎에서 불거지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의 3대 쇼핑 플랫폼으로도 불리는 테무·쉬인·알리익스프레스는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중국산 제품을 해외 구매자들에게 직접 판매하고 있다.

이들 중국 플랫폼을 통해 판매되는 1~2만원대 의류나 전자제품 등 값싼 상품은 고물가 시대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품질과 관련해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 업체가 지나친 저가 경쟁으로 해외 유통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비판도 쏟아진다.

특히 테무는 유아가 갖고 놀면 질식 위험이 있는 장난감이나 온라인 판매가 제한된 전문의료용품인 수술용 나이프 등이 판매되는 등 제품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유럽연합(EU)은 지난 5월 말 테무·쉬인·알리익스프레스 모두 디지털서비스법상 더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는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으로 지정하고 향후 규제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테무가 공급업자들의 항의에 직면한 가운데 테무와 경쟁하는 중국의 다른 쇼핑 플랫폼 업체들은 상인들에게 유리한 정책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SCMP는 별도 기사를 통해 알리 익스프레스 모그룹인 알리바바 그룹과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지속 가능한 온라인 쇼핑 생태계를 모색하면서 저가 경쟁에 초점을 맞췄던 정책을 조정하고 상인들의 수수료 감면 등 유리한 정책 전환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알리바바 그룹은 SCMP의 소유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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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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