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1000여마리… 울산 찾은 귀한 손님, 중학생이 발견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 ‘청다리도요사촌’이 울주군 서생 해안가에서 관찰됐다. 발견자인 이승현 울산 문수중 3학년 학생이 촬영한 '청다리도요사촌'. /뉴스1

멸종위기종인 청다리도요사촌이 울산의 해안가에서 발견됐다. 울산에서 이 새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시는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 청다리도요사촌이 울주군 서생 해안가에서 관찰됐다고 31일 밝혔다. 이 새를 처음 발견한 건 문수중학교 3학년 이승현군이다.

울산의 새 관찰 동호회 ‘짹짹휴게소’에서 활동 중인 이군은 지난 26일 오전 7시쯤 버스를 타고 서생 해안에서 야생 조류를 관찰하던 중 청다리도요사촌을 발견하고 사진을 촬영해 시에 제보했다. 이군은 학기 중에도 탐조 활동 후 등교할 정도로 새 관찰에 열정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군의 제보를 받은 시는 윤기득 사진작가 등과 함께 현장 확인에 나섰다. 이곳에서 갯바위에서 노랑발도요, 좀도요, 꼬까도요, 뒷부리도요 등과 함께 먹이 활동하는 청다리도요사촌 1개체를 확인했다.

청다리도요사촌은 청다리도요와 혼동하기 쉬운데, 청다리도요보다 부리는 굵고 약간 위로 향하며 살가죽에 노란색 기운이 있다. 한국에는 매우 드물게 오는 나그네새다. 나그네새는 북쪽에서 번식해 가을에 한반도를 통과하고 남쪽에서 겨울을 지낸 뒤 이듬해 봄이 되면 다시 북쪽의 번식지로 향하는 새를 말한다.

청다리도요사촌 개체수는 세계적으로 500∼1300여마리로 파악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자료목록 위기종(EN)인 국제 보호조다. 환경부에서도 멸종위기야생생물Ⅰ급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박찬열 국립산림과학원 생활권도시숲연구센터장(조류박사)은 “청다리도요사촌이 동해안 지역에서 관찰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며 “친환경 기반 조성과 관리 정책으로 다양한 물새 서식지를 제공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