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뭘 보고 배우겠나” 출입금지 절벽서 야영한 일가족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지만 사고 발생 시 접근이 어려워 출입통제구역으로 지정된 제주 해식절벽 ‘생이기정’에 들어가 야영한 일가족이 해경에 적발됐다.
제주해양경찰서는 지난 24일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소재 출입통제구역 생이기정에서 야영하던 성인 2명과 미성년 자녀 2명 등 총 4명을 적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출입통제구역은 ‘연안 사고 예방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따라 인명사고가 자주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높은 구역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지정한 장소다.
생이기정은 제주어로 새를 뜻하는 ‘생이’와 절벽을 뜻하는 ‘기정’이 합쳐진 말로, 새가 날아다니는 절벽이라는 뜻이다. 소셜미디어에서 이곳의 해안동굴 경관이 좋다고 알려지면서 숨겨진 물놀이 명소로 입소문을 탔다.
그러나 생이기정은 해안선이 굽어 있어 문제가 발생해도 육상에서 관찰하기 어렵다. 수심도 얕아 구조정 접근이 쉽지 않아 사고 발생 시 구조가 힘들다.
실제로 2022년 8월 생이기정에서 물놀이를 하던 30대 남성이 추락 사고로 전신이 마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구조에만 2시간 넘게 소요됐다. 작년 2월 1일부터 출입통제구역으로 지정됐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야영과 낚시를 위해 생이기정을 무단출입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2일 낚시객 1명이 적발됐고, 24일 수영객 4명에 이어 야영객 일가족이 단속됐다. 해경은 미성년자 2명을 제외한 7명에 대해 무단 침입에 따른 과태료(100만원 이하)를 부과했다.
지난 25일쯤에는 생이기정 출입통제구역 안내표지판 지지대에 설치된 밧줄이 발견됐다. 생이기정에 들어가려면 가파른 암벽을 지나야 한다. 해경은 누군가 이 밧줄을 이용해 생이기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제거했다.
해경 관계자는 “출입통제구역 지정과 홍보‧계도기간을 거쳐 위험성을 알리고 있지만 무단 출입자가 지속해서 나타나고 있다”며 “집중 단속을 시행하고 있으니 출입통제구역에는 반드시 들어가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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