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35’ 스텔스 함재기...5세대로 진화한 中 짝퉁의 위협
최대 속도 마하 2.2, 전투반경 1350㎞
中 “F-35C보다 기동성·성능 크게 향상”
2025~2026년 시험비행 후 양산 돌입
가짜나 모조품을 속되게 이르는 단어인 ‘짝퉁’, 이 수식어가 붙은 중국의 스텔스 함재기가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무기체계는 중국의 J-35전투기입니다.
2022년 7월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마치 F-35와 유사한 전투기가 활주로 계류장에서 정비를 받고 있는 모습이 올라왔습니다.
많은 네티즌과 전문가는 이 항공기 정체를 분석하기 시작했죠.
수직꼬리날개에 적힌 번호 350003. 이 단서로 전문가는 J-35전투기의 세 번째 시제기이며 중국의 차기 항공모함 Type-003 푸젠함에서 운용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했습니다.
미국의 군사전문지 네이벌뉴스는 이 사진 한 장을 보고 보다 구체적인 분석을 내놨습니다.
“전투기의 기수 아래에는 IRST센서가 있고 이는 F-35의 전자광학표적시스템(EOTS)과 유사해 보이며 비슷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엔진에는 톱니 모양의 노즐이 있다. 이는 열 신호를 줄여 적외선 스펙트럼의 스텔스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다.”
“메인 랜딩 기어는 스팀이륙장치의 작동이 가능하도록 강화됐다. 안타깝게도 전면 랜딩 기어는 기술자에 의해 숨겨졌는데 일반적으로 항공모함 사출기에 사용되는 ‘발사 막대’를 볼 수 없다.”
“레이더 돔이 기울어진 것처럼 보이는 것으로 보아 AESA 레이더 안테나가 있을 것이다.”
“수직 안정판 끝에 랴오닝이나 산둥 항공모함에 배치된 J-15 함재기에서 볼 수 있는 ‘날아다니는 상어’로고가 표시돼 있다.”
상세한 근거를 들어 많은 전문가의 관측을 뒷받침했습니다.
J-35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건 올해 2월 19일 홍콩의 친중 매체인 문회보를 통해서였습니다.
중국 다롄 조선소에서 1년 동안 개량을 완료하고 공개된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 랴오닝함 비행갑판에 방수천을 둘러싼 J-35가 있다면서 의도적으로 사진을 공개하고 중국의 첫 5세대 스텔스 함재기를 갖춘 항공모함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문회보는 “국내산 WS-19 황산 엔진을 장착한 J-35가 함정 운용에 더 가까워졌음을 의미한다”며 “J-35는 앞으로 랴오닝과 산둥, 푸젠 등 3개 항공모함의 주력 함재기 모델이 될 것이고 이를 통해 중국 해군 항모전단의 전투력도 2배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J-35를 미국의 F-35에 비해 우수하다고 자평한 부분이었습니다.
문회보는 “2021년 10월 첫 비행을 한 J-35가 미 해군의 F-35C 스텔스 전투기 기반 항공모함의 글로벌 지배력을 무너뜨렸다”고 단언했습니다.
이어 세부제원을 비교하며 자신들의 항공기가 더 우수하다고 자부했죠.
우선 최대 비행속도는 F-35C가 마하 1.5로 J-35의 마하 2.2보다 느리다고 밝혔고 추력 14톤의 WS-19 터보펜 엔진 2기를 탑재하고 추력편향노즐 기술도 적용해 미군의 F-35C에 비해 전투기의 기동성과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고 자랑했습니다.
또 F-35C의 최소 레이더 반사 단면적은 0.5㎡인 반면 J-35는 0.01㎡에 불과하다며 자신들의 스텔스성능이 더욱 우수하다고 주장했죠.
J-35에 적용된 AESA레이더는 최대 120㎞ 거리에서 F-35C를 탐지할 수 있어서 비가시선 공중전투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이밖에도 J-35 전투기가 내부무장창과 양쪽 날개에 중거리 및 장거리 초음속 공대지 미사일 8발을 탑재할 수 있고 최대 이륙중량은 35톤, 전투 반경은 1350㎞, 최대 무장 적재량은 8톤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2025~2026년 사이 시험비행과 피드백을 거치면서 업그래이드를 하고 이후 양산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의 군사 전문가 두원롱의 말을 인용해 “J-35를 랴오닝함에 시험 탑재하는 것은 두 엔진의 엄청난 추력과 해상 이착륙에 적합한 비행설계가 스키점프대 위에서의 이착륙을 완벽하게 완료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J-35가 랴오닝함에서 이착함하는 장면은 공개된 적이 없습니다.
어떤가요? 수치만 놓고 보면 그럴듯하지 않습니까?
J-35는 중국 선양항공공사(SAC)가 개발 중인 5세대 스텔스 함재기입니다. 2014년 11월에 주하이에어쇼에서 공개된 FC-31을 원형으로 항모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조한 것이죠.
WS-13 에프터버닝 터보팬 2기를 사용하는 FC-31의 최대이륙중량은 28톤이고 최대속도는 마하 1.8, 전투반경은 1200㎞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수치대로라면 1만1000파운드급 WS-13 엔진 2기를 1만5000파운드급 WS-19 엔진으로 교체해 이륙중량을 28톤에서 35톤으로 들리고 최고속도도 마하 1.8에서 2.2로, 전투반경은 1200㎞에서 1350㎞로 늘렸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다수의 전문가는 바로 이 엔진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합니다.
대만 국가안보연구소 양위쿠이 연구원은 미국의소리(VOA)와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중국 전투기에게 가장 중요하고 큰 과제는 엔진”이라고 지적하면서 여러 의문점을 제기했는데요. 양 연구원은 FC-31에 쓰이는 WS-13엔진은 러시아의 MiG-29 엔진으로 사용했던 RD-33을 기반으로 제작된 엔진이라면서 WS-13엔진의 무게가 1135㎏인데 2개의 엔진 무게를 합치면 최대 2270㎏으로 미 공군 F-35가 사용하는 F-135엔진의 무게 1700㎏보다 500㎏이상 무겁다고 지적했습니다.
더구나 이렇게 무거운 엔진 2개의 추력을 합해도 2만2000파운드로 F-135엔진 하나의 추력 2만8000파운드 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그는 “J-35가 WS-13보다 더 발전된 WS-19 엔진을 사용한다고 주장하지만 2023년 3월 보고서에서는 WS-19 엔진이 아직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며 “이전 엔진의 한계를 극복했을지 의심스럽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전염병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금속 원자재와 주요 자재 등 글로벌 공급망에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 WS-19 엔진 제작에 사용되는 첨단 합금 소재를 구하는 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공개된 데이터는 완전한 생산형 항공기가 아닌 시제기의 데이터일 뿐이어서 이에 대한 신뢰성을 확인해야한다”고 평가절하 했습니다.
비단 엔진뿐일까요? 당장 문회보가 밝힌 제원만 보더라도 내부무장창과 외부 하드포인트를 합쳐서 8톤의 무장을 탑재할 수 있다고 했는데 외부에 무장을 달면 F-35보다 우수하다고 주장했던 레이다 반사면적, 즉 스텔스 기능이 떨어집니다.
이 밖에도 무기체계와 무장, 항공전자장비, 데이터링크의 통합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실제 전투에서 어떻게 작동할지 알 수가 없습니다.
또 조종사와 함재기 운용 경험 등 전투기 외의 요소까지 고려해야하죠.
이런 이유 때문에 중국이 홍콩의 문회보를 통해 J-35의 스펙을 공개한 이유를 친미국가가 아닌 나라에 전투기를 판매하려는 일종의 마케팅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이런 중국의 마케팅 때문일까요? 최근 파키스탄은 물론 전투기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국가도 J-20 이나 FC-31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기사를 종종 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중국은 달 뒷면의 흙을 인류 최초로 확보한 우수한 과학기술력을 갖춘 나랍니다. 무조건 폄훼하거나 무시해서도 안 되겠죠?
오상현 기자
legend19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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