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타선과 선발진 막강한 키움···뒷심이 승패 좌우한다
주전 선수들의 능력치만 놓고 보면 꼴찌 팀이 맞나 싶다. 키움은 남부럽지 않은 선발과 상위타선 전력으로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고 있다. 키움의 숙제는 경기 초반 흐름을 마지막까지 이어가는 것이다.
키움의 외국인 원투펀치는 최강 수준이다.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와 아리엘 후라도는 모두 평균자책이 리그 5위 안에 든다. 최근 정체기를 겪으며 두산 곽빈에게 따라잡히긴 했지만 헤이수스는 여전히 다승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 선발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키움은 7월 들어 국내 선발 투수들이 살아나며 한층 더 단단해졌다. 특히 하영민의 존재가 든든하다. 하영민은 고정 선발진에 처음 이름을 올린 이번 시즌 19경기 평균자책 4.40, 7승 6패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전반기 4.81이었던 평균자책을 후반기 4경기 동안 3.04까지 낮췄다. 후반기 평균자책은 국내 투수 중 리그 5위다. 그는 지난 30일 NC와의 경기에서 6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 1.50으로 호투해 팀의 승리에 이바지했다.
키움의 막내 선발투수 김윤하는 지난 25일 두산전에서 첫 승리를 신고했다. 그는 당시 7이닝 동안 2개의 안타만을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올해 데뷔한 고졸 신인 김윤하는 지난달 25일 선발진에 합류한 이후 빠르게 주전 선발 자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키움의 상위 타선 역시 막강하다. 리드오프 이주형은 30일 현재 7월 타율 0.320을 기록하며 부상 복귀 이후 가장 좋은 타격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송성문과 김혜성, 로니 도슨은 모두 이번 시즌 타율이 0.330 이상으로 리그 타율 10위 안에 든다. 중심타선의 최주환은 7월 타율이 0.313, OPS(장타율+출루율)는 0.837이다. 앞 순번에서 밥상을 차리면 중심 타선에서 득점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키움은 최근 6경기 중 5경기에서 선취점을 따내고도 3승 3패에 머물렀다. 관건은 뒷심이다. 리그 정상급 소방수 조상우의 장기간 부상 이탈로 불펜 기용에 혼선이 이어지고 있으나 다행히 최근 구원투수 양지율이 살아났다. 2017년 데뷔 이후 2군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았던 양지율은 이번 시즌 11경기에서 2홀드 평균자책 2.31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인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지난 23일 “양지율 선수가 지금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 선수가 차지하는 영역이 더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작만 강해서는 승리를 지켜낼 수 없다. 경기 후반 경쟁력 강화가 절실한 키움이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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