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유행 이후 호흡기질환 항생제 처방 늘어…"관리 필요"

강승지 기자 2024. 7. 3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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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가원, 2023년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 공개
세균에 의한 이차 감염 우려한 듯…주사제 처방도 증가
13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중부고속도로 이천휴게소(하남방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한 시민이 검체 채취를 받고 있다. 2021.8.13/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코로나19 유행 이후 호흡기계질환 항생제 처방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감기나 급성기관지염 등은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라 세균성 질환을 치료하는 항생제는 사용이 권장되지 않는 가운데 항생제 처방을 최소화하는 관리가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31일 이런 내용의 '2023년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를 심평원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는 국내 총 5만4017개 모든 의료기관을 상대로 지난해 심사 완료된 외래 진료내역으로 진행됐다.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는 항생제, 주사제 등 국민 보건에 미치는 영향이 큰 주요 약제의 오·남용을 줄이고 적정사용을 도모하고자 지난 2001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급성상기도감염(감기 등) 및 급성하기도감염(급성기관지염 등)은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다.

따라서 세균성 질환을 치료하는 항생제는 사용이 권장되지 않아 항생제 처방관리를 위해 항생제처방률 지표를 평가하고 있다.

감기 등 급성상기도감염의 항생제처방률은 41.42%로 전년도(2022년) 32.36% 대비 9.06%p(포인트) 증가했다.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처방률은 지난 2002년 73.33%에서 꾸준히 감소해 20여 년 동안 절반으로 감소했으나 코로나19 유행을 겪으며 항생제 처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처방률 현황(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공)

의료기관 종별로는 병원 50.97%, 의원 40.9%, 종합병원 32.79% 순으로 항생제 처방률이 높았고, 상급종합병원이 4.44%로 가장 낮았다.

연령별로는 영유아가 48.68%로 급성상기도감염에 항생제를 가장 많이 처방했고 소아청소년 42.89%, 성인 40.37%이며 노인이 27.24%로 가장 낮았다.

급성기관지염 등 급성하기도감염 항생제처방률은 59.76%로 역시 전년도 54.06% 대비 5.7%p 증가했다.

종별로는 의원 60.09%, 병원 58.53%, 종합병원 46.67% 순으로 항생제 처방률이 높았고, 상급종합병원이 8.87%로 가장 낮았다. 연령별로는 영유아가 62.65%로 가장 높았다.

2020~2023년 외래 진료내역 분석 결과, 급성 상·하기도감염으로 진료한 명세서 건수는 코로나19 유행 후 급감해 2021년에는 코로나19 이전의 절반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

다만 지난해부터 방역 수칙이 완화됐고 급성 상·하기도감염 진료 건수와 항생제 처방률이 모두 증가했다. 외래 전체 호흡기계질환 항생제 처방률도 전년 대비 증가했다.

이에 대해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하기도감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세균에 의한 이차 감염을 우려해 항생제 처방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코로나19 앤데믹 후 다양한 호흡기 감염증이 동시 또는 순차적으로 유행하며 바이러스와 세균 감염 감별 진단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생제는 적절히 처방하지 않으면 여러 부작용과 항생제 내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에 항생제 처방을 최소화하는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주사제 처방률은 12.6%로 전년도 10.77% 대비 1.83%p 증가했고, 처방건당 약품목수는 3.82개로 전년도 3.64개 대비 0.18개 증가했다.

급성 상·하기도감염 등 호흡기계질환에서 전년 대비 주사제 처방률과 약품목수가 더 많이 증가했고, 가장 많이 처방한 주사제와 경구 약제는 해열‧진통‧소염제로 확인됐다.

연령별 주사제 처방률은 노인이 15.56%로 가장 높고 성인 13.85%, 소아청소년 5.38%, 영유아 2.57% 순으로 나타났다.

주사제는 경구투약을 못하거나 경구투약 시 위장장애 부작용 등을 일으킬 염려가 있거나 응급환자에게 신속한 치료효과가 필요한 경우 등에 한해 투여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기원 심평원 평가관리실장은 "항생제 처방률이 다시 오른 만큼 앞으로 질 향상 지원 등 의료기관 지원을 강화하는 등 다각적 방법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평원은 항생제 처방률 모니터링 및 분석을 진행해 항생제 처방률이 높은 기관에 안내문을 보낼 예정이다. 안전한 약물 사용 등을 위해 대국민 홍보도 병행할 계획이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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