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강자’ 오지환이 없다… 유격수 새 골든글러버, 박성한이 7부 능선 넘었다

김태우 기자 2024. 7. 3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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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유격수 중 최고 성적으로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향한 7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를 받는 박성한 ⓒSSG랜더스
▲ 박성한은 30일까지 시즌 97경기에서 타율 0.304, 7홈런, 5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5로 맹활약하고 있고, 후반기 들어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리그 톱클래스로 인정받고 있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2021년 숱한 좌절 끝에 팀의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한 박성한(26·SSG)은 이제 팀은 물론 국가대표팀에서도 주목하는 유격수가 됐다. 2021년 135경기에서 타율 0.302, 2022년 140경기에서 타율 0.298을 기록하며 공격과 수비 모두를 겸비한 유격수로 거듭났다. 그토록 오랜 기간 유격수를 찾아 나섰던 SSG가 한시름을 놓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타격 성적이 떨어지며 고전했다. 시즌 128경기에서 타율 0.266을 기록했다. 유격수로서 아주 나쁜 숫자는 아니었고 수비는 더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수치였다. 아무리 수비가 더 중요한 포지션이라고 해도 3할 유격수라는 타이틀을 반납한 것은 개인적으로도 썩 달가운 일이 아니었다.

후반기 고비를 넘지 못했다.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시즌이 이어졌다. 조금 올라갈 만하면, 다시 내려오는 순환이 되풀이됐다. 그 결과 전반기 성적을 끌어올리지 못한 채 시즌이 그대로 끝났다. 박성한이 생각을 많이 하게 된 대목이다.

그런데 올해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박성한은 30일까지 시즌 97경기에서 타율 0.304, 7홈런, 5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5로 맹활약하고 있다. 아직 시즌이 다 끝나지는 않았지만 타율·출루율·장타율 모두에서 개인 최고 성적을 써내려가고 있다. 후반기에 성적이 더 좋아졌다. 박성한은 전반기 82경기에서 타율 0.294, OPS 0.763을 기록했다. 그런데 후반기 15경기에서 타율 0.358, OPS 0.978로 더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사실 체력적으로 부담이 심할 법하다. 박성한은 30일까지 810⅓이닝을 뛰었다. 리그에서 박성한보다 더 많은 수비 이닝을 소화한 선수는 오직 팀 동료인 최지훈(827이닝) 뿐이다. 그런데 최지훈은 외야수다. 박성한은 내야수로 수비 이닝 1위다. 중앙 내야수(유격수·2루수) 수비 이닝 2위는 박찬호(KIA)인데 776이닝이다. 박성한이 훨씬 더 많다. 그래서 체력 관리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박성한은 끄떡 없이 나아가고 있다. 아직 체력적으로 크게 지치지 않았다고 말한다. 비결은 훈련과 경기의 분배다. 사람이 쓸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다. 훈련에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면 당연히 경기에서 쓸 에너지가 줄어든다. 초반에는 훈련과 경기를 모두 잡을 수도 있지만 갈수록 어려워진다. 사실 박성한도 ‘할 훈련은 반드시 한다’는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러나 근래 들어서는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받아들여 훈련 시간도 줄이고, 대신 경기에 더 집중하고 있다.

불안한 점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가 나오니 지금 방식에 확신을 얻는다. 박성한은 30일 인천 롯데전에서 홈런 포함 3타점을 올리며 대활약한 뒤 “후반기 들어서 당연히 체력적으로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 체력이 떨어지기 전에 감독님과 코치님이 계속 경기에 포커스를 맞추라고 이야기를 해주셨다”면서 “그래서 훈련보다는 휴식을 취하고 경기에 조금 집중하고 있다. 그렇게 하다 보니 경기장에서 퍼포먼스가 생각보다 잘 나왔다. 한 번 쉬고 나왔는데 또 결과가 잘 나왔다. 잘 맞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 공수 모두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성한은 올해 생애 첫 골든글러브에 도전한다. ⓒSSG랜더스

박성한은 기량이 무르익었다는 말에 “그런 이야기를 하기에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갈 길이 먼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하지만 기록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올해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의 가장 유력한 후보다.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김하성(샌디에이고)이 차지했고, 2021년은 김혜성(키움)의 몫이었다. 그리고 김혜성이 2루로 건너간 뒤로는 오지환(LG)이 2년 연속 차지했다. 리그 최정상급의 수비력에 장타를 갖춘 유격수인 오지환의 수상에 이견은 없었다. 하지만 3년 연속 수상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력 문제라기보다는 부상 때문이다. 올해 부상으로 자리를 꽤 오래 비운 오지환은 65경기 출전에 머물고 있다. 남은 시즌 다 뛰어도 100경기 조금 넘게 뛴다. 골든글러브는 쉽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가장 유력한 주자는 박성한이다. 공격 성적과 수비 이닝 모두에서 1위다. 강력한 경쟁자인 박찬호(KIA)보다 공격 성적에서 앞서 나가고 있고, 좋은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재현(삼성) 또한 올해 부상으로 69경기 출전에 그친 상황이라 역시 표심을 사로잡기는 쉽지 않은 양상이다. 박성한이 7부 능선을 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수비에서도 리그 최정상급이다. 특히 3·유간 수비는 이제 오지환과 겨뤄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숭용 SSG 감독 또한 박성한이 골든글러브의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적극 어필한다. 이 감독은 “수비 이닝도 그렇고, 성한이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수비도 유격수로서 안정감 있는 수비를 해준다”면서 “중요한 것은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해준다. 큰 부상이 없다. 팀 성적이 조금 더 올라가면 어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정작 박성한은 골든글러브에 대한 질문에 “팀이 가을야구에 가는 게 우선”이라고 개인 타이틀에는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타격의 느낌과 그림을 크게 바꾸는 등 ‘최고 유격수’가 되기 위해 절치부심했던 박성한이다. 골든글러브는 매년 도전할 수 있겠지만 올해처럼 확실한 기회가 찾아올 때 잡아야 한다. SSG는 아직 프랜차이즈에서 유격수 골든글러브가 없었다. 박성한이 첫 선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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