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 기업이 만든 배변처리 로봇, 미국 수출 길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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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업체가 개발한 대소변 처리 로봇이 미국 보험청(CMS) 코드를 받았다.
앞으로 미국에서 이 로봇을 사용하면 공적의료보험에서 비용을 지급받을 수 있다.
앞서 일본에서 보험 코드를 받고 수출한 데 이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도 수출할 길이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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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일본 개호보험도 등재, 수출도
국내에선 아직 노인장기요양보험 지원 안돼
한국 업체가 개발한 대소변 처리 로봇이 미국 보험청(CMS) 코드를 받았다. 앞으로 미국에서 이 로봇을 사용하면 공적의료보험에서 비용을 지급받을 수 있다. 앞서 일본에서 보험 코드를 받고 수출한 데 이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도 수출할 길이 열린 것이다.
의료기기 업체인 큐라코는 “미국 CMS로부터 배설케어로봇 ‘케어비데(Carebidet)’에 대해 코드를 발급받아 미국 공적의료보험 급여지원 제품에 등재됐다”고 31일 밝혔다.
케어비데는 거동이 불편해 침대에 누워 지내야 하는 노인이나 장애 환자의 대소변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로봇이다. 환자가 누운 채 대소변을 누면 센서가 작동해 빨아들이고, 비데 기능이 작동해 환자의 둔부를 물로 닦고 말려준다. 오물수집통에 모인 대소변은 하루에 한두 번만 치우면 된다. 하지만 미국에 없던 방식의 의료기기라 적용할 보험 코드가 없었다.
CMS는 케어비데를 새로운 코드로 분류했다. 큐라코 관계자는 “CMS가 지난 4월 케어비데를 수혜자의 질병이나 상해를 치료하는 데 필요한 가정용 의료장비인 내구성 의료 장비(DME)로 분류하고 연간 633달러의 급여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며 “케어비데가 미국 의료 시스템 안에 자리잡고 의사의 처방이 가능한 제품이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케어비데의 미국 판매 가격은 1만9500달러(약 2692만원)다. 회사는 렌털 방식으로 매달 사용료를 받고 대여하고 있는데, 매달 400~600달러 정도를 받는다. 연간으로 치면 5000달러 정도인데, 이 가운데 633달러를 미국 공적보험이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케어비데는 사회고령화로 수요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침대에 누워 지내는 와상(臥牀) 환자는 늘 곁에서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 사회가 고령회되면서 돌봄 수요는 늘고 있지만, 간병인을 구하기 어려워 가족이 부담하는 경우가 많다. 그중 어려운 일이 누워서 지내는 환자의 대소변을 받고 기저귀를 가는 일이다.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 환자의 몸에 피부병이 생기고 욕창을 피할 수 없다. 케어비데를 만든 큐라코의 이훈상 대표는 “환자 입장에서는 주위의 도움을 받지 않고 대소변을 해결할 수 있어 수치심이 들지 않고, 옆에서 간병하는 가족 입장에서도 육체적,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큐라코는 2018년 일본에서 먼저 개호보험(介護保険)에 등재됐다. 개호는 질병이나 사고의 후유장애로 타인의 조력을 받도록 돕는 행위를 말한다. 일본은 개호가 필요한 사람을 돕도록 2000년 개호보험을 만들었다. 일본에 이어 미국에서도 CMS 코드를 받으면서 세계에서 확실하게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미국 CMS는 1억 6000만명 이상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연방기관이다. 최영빈 서울대병원 혁신의료기기연구부장은 “한국 의료기기 회사가 미국 현지에서 CMS 코드를 받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며 “해외 판로 개척뿐 아니라 회사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케어비데가 미국과 일본에서 정부의 공적보험 지원 제품에 등록됐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아직 노인장기요양보험 지원 제품에 등재되지 않았다.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단이 2024년 10대 대표 과제로 선정해 기술력을 인정 받았지만, 공적보험 지원 제품에 등재되지 않으면 일반 환자가 쉽게 사용하기 어렵다. 케어비데 국내 판매 가격은 1100만원으로 매달 27만9000원을 내면 이용할 수 있다.
이훈상 대표는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화로 돌봄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전문 인력은 부족해 물리적,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큐라코 케어비데가 공적보험 수가 제품에 등재된다면 단순히 경제적인 비용절감 효과보다 돌봄 현장의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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