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폭로 방송” 전 여자친구 협박 BJ, 징역형 집행유예 확정

사생활을 폭로하겠다며 전 여자친구를 협박한 유명 인터넷 방송인(BJ)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았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오늘(31일) 정보통신망법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과 강요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40살 BJ A 씨의 상고심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 유·무죄 판단에서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선 공연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을 다투는 취지의 주장은 항소이유로 삼거나 원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바가 없는 것을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주장하는 것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덧붙였습니다.

A 씨는 2020년 5월 아프리카TV 개인 방송에서 전 여자친구 B 씨의 사생활을 폭로하겠다고 예고하며 협박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A 씨는 B 씨에게 이별을 통보받자 계속 만나자며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 씨는 “B 씨로부터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며 허위 제보 글을 작성한 뒤 30개 언론사 기자에게 이메일을 보냈고, B 씨가 다니던 회사 인터넷 게시판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 씨는 지난해 2월 1심 선고 20여 일 뒤 약을 과다 복용해 응급실로 옮겨졌으며 의식불명 상태로 요양병원에서 지내다가 지난해 9월 숨졌습니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해 인천지검에 “피해자 가족이 수긍할 수 있는 선고가 나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고 직접 지시한 바 있습니다.

1심은 A 씨에 대한 혐의를 모두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A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보호관찰과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습니다.

다만, A 씨가 보낸 ‘미안하다’ 등 내용의 메시지는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언’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에서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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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기자 (huni@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