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지켜보고 '한국산 157km' 영입했는데…왜 2년도 못 기다리고 포기했나, 심준석 마이애미행 트레이드

이상학 2024. 7. 3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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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은정 기자] 심준석. 2023.01.24 /cej@osen.co.kr
피츠버그에서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된 심준석과 개럿 포레스터. /마이애미 말린스 SNS

[OSEN=이상학 기자] 최고 시속 157km를 던지는 한국인 우완 투수 심준석(20)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됐다. 지난해 1월 피츠버그와 입단 계약한 지 1년 6개월 만에 팀을 떠났다. 

피츠버그는 31일(이하 한국시간) 외야수 브라이언 데 라 크루즈(28)를 받는 조건으로 마이너리그 내야수 개럿 포레스터(23)와 투수 심준석을 내주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트레이드 마감일에 이뤄진 딜이다. 

2021년 마이애미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데 라 크루즈는 올 시즌 105경기 타율 2할4푼5리(424타수 104안타) 18홈런 51타점 OPS .706을 기록 중이다. 장타력을 갖춘 외야수로 팀 OPS 28위(.669)에 머물러 있는 피츠버그가 타선 보강을 위해 트레이드를 주도했다. 주 포지션은 좌익수이지만 중견수까지 외야 3개 포지션 전부 수비 소화가 가능하다. 

54승52패(승률 .509)로 내셔널리그(NL) 중부지구 2위이자 와일드카드 5위인 피츠버그는 공동 2위 뉴욕 메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2경기 차이로 뒤져있다. 가을야구 가시권에 있는 만큼 유망주 2명을 내주고 즉시 전력으로 데 라 크루즈를 데려왔다. 

2027년까지 뛰어야 FA로 풀리는 데 라 크루즈라 대가가 조금 비쌌다. MLB 파이프라인 피츠버그 유망주 랭킹 17~18위에 랭크돼 있는 심준석과 포레스터 내줬다. 

193cm 97kg 체격을 갖춘 우완 정통파 투수 심준석은 덕수고 1학년 때부터 최고 시속 153km를 뿌리며 괴물 투수 탄생을 알렸다. 고교 2~3학년 때 팔꿈치, 허리, 발가락 부상으로 성적이 떨어지긴 했지만 최고 시속을 157km까지 끌어올리며 잠재력을 뽐냈다. 

여러 팀이 심준석에게 관심을 보였고, 지난해 1월 피츠버그가 계약금 75만 달러에 국제 아마추어 계약으로 그를 잡았다. 피츠버그는 푸찬치앙 환태평양 지역 스카우트가 고교 1학년 때 심준석의 투구 영상을 본 뒤 그에게 매료돼 2년간 거의 모든 등판을 직접 관찰하며 스카우트를 결정했다. 

[OSEN=김성락 기자] 덕수고 시절 심준석. 2022.08.12 /ksl0919@osen.co.kr

주니어 비즈카이노 피츠버그 국제 스카우트 담당 디렉터는 “심준석의 패스트볼은 회전과 속도 때문에 떠오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그의 재능과 침착함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토너먼트 게임에서 만루 위기를 극복한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렇게 2년간 심준석을 집중 관찰하며 영입한 피츠버그는 그러나 2년도 기다리지 않고 트레이드 카드로 썼다. 피츠버그로선 부상이 아쉬웠다. 입단 첫 해였던 지난해 루키팀 플로리다 컴플렉스리그(FCL)에서 심준석은 오른쪽 가슴 통증으로 4경기(4선발·8이닝) 던진 게 전부였다. 평균자책점 3.38 탈삼진 13개. 

올해는 시즌 전부터 어깨 부상으로 60일짜리 장기 부상자 명단에 등재되면서 공식 경기 등판이 없다. 재활이 어느 정도 진전되면서 라이브 피칭 일정을 잡고 있었는데 갑자기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됐다. 39승67패(승률 .368)로 NL 동부지구 5위 꼴찌로 가을야구가 일찌감치 멀어진 마이애미는 젊은 유망주를 데려오며 미래를 기약하고 있다. 

지난해 1월 피츠버그 입단식을 가진 심준석.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SNS

비록 피츠버그에선 부상으로 제대로 던져보지도 못했지만 심준석의 가능성은 여전히 높게 평가된다. MLB 파이프라인은 ‘4가지 구종을 구사하는 심준석은 대형 파워피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최고 100마일, 평균 90마일대 중반 패스트볼에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떨어지는 커브, 견고한 슬라이더가 있다. 체인지업의 일관성을 얻기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부상, 내구성이 관건이다. MLB 파이프라인은 ‘심준석은 전반적으로 깔끔한 팔 동작과 존에 공을 던지는 감각을 갖고 있지만 프로 첫 두 시즌의 대부분을 부상자 명단에서 보냈다.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반복적인 연습이 필요하다’며 ‘2021년 한국에서도 팔꿈치 문제로 결장했기 때문에 내구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건강만 유지한다면 빅리그 선발 로테이션 앞자리에서 던질 수 있는 투수’라고 전망했다.

한편 심준석과 함께 마이애미로 옮긴 내야수 포레스터는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73순위로 피츠버그에 지명된 우투우타 1루수, 3루수, 포수 자원이다. 올 시즌 싱글A 브레이든턴 머로더스에서 34경기 타율 2할7푼3리(110타수 30안타) 1홈런 9타점 OPS .795를 기록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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